"자화자찬식 행사는 국민에 예의 아닌 것 같다"… 尹 예고 없이 등장해 기자단 오찬"나라 변화시킬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게 아니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이런 자리 자주 만들겠다"… "김치찌개 끓여 주며 소통하겠다" 후보 시절 발언 되살려
  •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을 만나 '자화자찬' 성격의 취임 1주년 기념행사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주년을 앞둔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야외정원)에서 용산어린이정원 사전 개방을 계기로 열린 출입기자단과 오찬 자리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고 없이 깜짝 등장했으며, 출입기자단 전체와 오찬 행사를 가진 것은 취임 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오찬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등 수석비서관, 비서관 등 참모진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김밥·샌드위치·순대·떡볶이 등으로 마련된 식사를 함께했다. 오찬 후에는 출입기자단과 단체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취임 1주년 소회에 준하는 발언을 통해 국정 1년을 돌아봤다.

    윤 대통령은 "정권을 바꾸는 것은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정권교체 이후 안보·공정 등 면에서 국민 체감적 변화와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포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와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다들 우리 정부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성과를 보여주자는 말을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외부에서) 듣기 거북한 훈수도 들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오찬 자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놨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여러분과 그냥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는 그런 기자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가지고 자료를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자단을 향해 "앞으로 나라를 더 잘 변화시킬 수 있게 여러분과,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기자회견)' 중단 이후 소통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견해를 밝혔다.

    "여러분과 자주,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봤지 않느냐. 그런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입을 연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당시) 기자들이 아침에 질문할 만한 것들을 다 뽑아서 벌써 새벽 6시면 수석이나 비서관들과 막 전화를 한다. 그것은 없어졌지만 그것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저의 질문공세에 시달린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많으면 대화하기도 어려우니까 조금씩 나눠서 자리를 한번,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끓이고 하지 않겠나. 몇 백 그릇을 끓이면 맛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통령후보와 당선인 시절 대통령이 되면 기자들에게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 주며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을 상기한 것이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우선 반환된 미군기지 일부를 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한 배경도 설명했다. "일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이 많고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여기는 어린이정원으로 이름을 붙이고 아이들이 와서 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저쪽에 우리가 분수정원을 만들려고 그러는데, 날이 더워지면 아이들이 시청앞 분수광장처럼 거기에서 놀 수 있게, 이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옛날에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다. 조금 손질해가지고 유소년 축구대회와 야구 시합을 하고 있는데, 가급적 어린이들한테 이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며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우리 일하는 공간 빼고는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