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식 행사는 국민에 예의 아닌 것 같다"… 尹 예고 없이 등장해 기자단 오찬"나라 변화시킬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게 아니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이런 자리 자주 만들겠다"… "김치찌개 끓여 주며 소통하겠다" 후보 시절 발언 되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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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을 만나 '자화자찬' 성격의 취임 1주년 기념행사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취임 1주년을 앞둔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야외정원)에서 용산어린이정원 사전 개방을 계기로 열린 출입기자단과 오찬 자리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윤 대통령은 이날 예고 없이 깜짝 등장했으며, 출입기자단 전체와 오찬 행사를 가진 것은 취임 후 사실상 처음이다.이날 오찬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등 수석비서관, 비서관 등 참모진이 대거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김밥·샌드위치·순대·떡볶이 등으로 마련된 식사를 함께했다. 오찬 후에는 출입기자단과 단체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취임 1주년 소회에 준하는 발언을 통해 국정 1년을 돌아봤다.윤 대통령은 "정권을 바꾸는 것은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정권교체 이후 안보·공정 등 면에서 국민 체감적 변화와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포부를 밝혔다.윤 대통령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와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다들 우리 정부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성과를 보여주자는 말을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외부에서) 듣기 거북한 훈수도 들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윤 대통령은 또한 오찬 자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놨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여러분과 그냥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는 그런 기자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가지고 자료를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자단을 향해 "앞으로 나라를 더 잘 변화시킬 수 있게 여러분과,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기자회견)' 중단 이후 소통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견해를 밝혔다."여러분과 자주,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봤지 않느냐. 그런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입을 연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당시) 기자들이 아침에 질문할 만한 것들을 다 뽑아서 벌써 새벽 6시면 수석이나 비서관들과 막 전화를 한다. 그것은 없어졌지만 그것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저의 질문공세에 시달린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많으면 대화하기도 어려우니까 조금씩 나눠서 자리를 한번,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끓이고 하지 않겠나. 몇 백 그릇을 끓이면 맛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대통령후보와 당선인 시절 대통령이 되면 기자들에게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 주며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을 상기한 것이다.나아가 윤 대통령은 우선 반환된 미군기지 일부를 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한 배경도 설명했다. "일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이 많고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윤 대통령은 "그래서 여기는 어린이정원으로 이름을 붙이고 아이들이 와서 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저쪽에 우리가 분수정원을 만들려고 그러는데, 날이 더워지면 아이들이 시청앞 분수광장처럼 거기에서 놀 수 있게, 이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옛날에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다. 조금 손질해가지고 유소년 축구대회와 야구 시합을 하고 있는데, 가급적 어린이들한테 이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며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우리 일하는 공간 빼고는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