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태사령부 "핵무장한 탄도미사일 잠수함 곧 한국 방문" 공언한미 정상 "한국에 대한 美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시킬 것"
  • ▲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SSBN). ⓒ연합뉴스
    ▲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SSBN). ⓒ연합뉴스
    오는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맞춰 한국에 기항할 것으로 관측되는 미 핵전력잠수함(SSBN, Ship Submersible Ballistic Nuclear)에 핵무기가 탑재될 전망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인 SSBN의 한반도 기항'과 관련한 질문에 "워싱턴선언을 통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가시성을 증진해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한미가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미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이어 "SSBN을 포함한 전략자산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계획이나 시기, 이런 것을 확인해 드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문에서 워싱턴선언을 소개하면서 "미국은 전략자산 전개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인태사령부는 "핵무장한 탄도미사일잠수함이 곧 한국을 방문한다"고 공언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물론 전략핵잠수함의 핵미사일 탑재 여부를 비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측에서 먼저 '무장한 SSBN이 한반도를 찾을 것'이라고 공개한 것이다.

    군 당국은 공식 견해를 밝히진 않았으나, 군 안팎에서는 SSBN의 기항 시점이 오는 19일부터 21일 사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기념해 SSBN이 한반도를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후 '워싱턴선언'을 발표하면서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SSBN의 한반도 기항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은 국제안보문제평론가 최주현 명의로 발표한 논평에서 "남조선 전역을 극동 최대의 핵 전초기지로 전락시키고 세계 제패전략 실현에 효과적으로 써먹으려는 것이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패권적 흉심"이라고 힐난했다.

    통신은 "미국의 핵전략자산 전개 놀음이 조선반도 긴장 격화의 주되는 악성 인자"라며 "미국의 각종 핵전략자산 전개 책동으로 지금 이 시각도 핵전쟁 발발 시계의 초침은 일촉즉발의 림계점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미 전략핵잠수함의 조선반도 전개가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위반되지 않으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해괴한 넉두리를 늘어놓았다"고 쏘아붙였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핵무기의 시험, 생산, 사용뿐 아니라 접수하거나 배치해 설비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SSBN의 한반도 기항이 비핵화선언 위반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력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4월 정찰위성 발사 등 군사적 시험을 시도할 것이라는 대내외의 예상과 달리,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관영매체를 통한 견해만 발표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SSBN에 반응을 보인 북한이 전략자산을 빌미로 무력도발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