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공사, 中외교부에 입장 전해…"원칙적 입장 재확인"尹 연설에 中외교부 "머리 깨지고 피 흘릴 것" 막말
  •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정부가 한미 공동성명 내용에 대해 중국이 항의하자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서 특정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상욱 주중 대사관 정무공사는 지난 27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류 사장이 강 공사를 만나 한미 공동성명의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렬히 불만을 표했다고 전날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의 항의는 한미 공동성명에 담긴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등의 내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 공사는 류 사장에게 이번 한미 공동성명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 내용은 지난 2021년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포함해 그동안 우리 정부가 밝혀 온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해협이 긴장 고조 상황을 맞이할 경우 안보·경제 등 제반 측면에서 이 지역과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으며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 내용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계기 성명, 이번 2023년 한미 공동성명까지 3년 연속 포함됐다.

    지난해 성명 당시에도 중국 외교부 인사가 주중 한국대사관 인사에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뉴시스
    ▲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뉴시스
    "장진호 전투 기적" 尹연설에… 中 "머리 깨지고 피 흘릴 것"

    중국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6·25 전쟁 장진호 전투를 "기적 같은 성과"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크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대통령의 연설을 주의 깊게 봤다"며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가 중국과 세계에 중대하고 심원한 의의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항미원조'는 한국전쟁의 중국식 명칭이다. 미국의 침략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전쟁이라는 중국의 역사적 해석이 담긴 표현이다.

    마오 대변인은 또 "어떤 나라든, 어떤 군대든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장진호 전투에 대한 중국 전쟁사의 기재에 따르면 미군 2만4000명을 포함해 총 3만6000명을 섬멸했다"며 "그중 미군 한 연대 전체를 섬멸했다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의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과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고, 중국이 참전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