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플래넘 2023' 기조연설… "그동안 한국은 독자적 핵 보유 검토할 수 있어""북한·중국·러시아와 같은 전체주의 국가들과는 선의의 협상 불가능해""북한 행동에 중국이 책임지게 해야… 북핵문제는 미·중 의제의 최우선 순위"
  •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하노이 노딜'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알려진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23' 기조연설에서 "그럼으로써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출 수 있고, 독자적인 핵능력을 보유하기를 원하는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30여 년간 기만과 배신으로 점철된 대북협상의 역사를 돌아보며 북한·중국·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협상 무용론'을 제기했다.

    "전체주의 국가들과 테러리스트들과는 근본적으로 선의로 협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들의 머리에 들이댄 총을 거두면 약속을 저버린다"고 전제한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미·중 양자 간 의제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30년 넘게 협상하려고 노력해본 결과,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증거는 없다"면서도 "우선, 북한이 투발 가능한 핵무기를 갖추는 것을 막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이는 여전히 우리 중심적 관심사로 남아있어야 한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판 나토'가  이른 시일 내 구축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 '쿼드'(Quad)에 한국이 최대한 빨리 가입해 '퀸트'(Quint)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미국·영국·호주의 삼각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도 회원국 구성과 활동범위 측면에서 모두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커스를 한국과도 할 수 있고, 다양한 구성으로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한국에 대한 위협이고, 한국은 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러한 구조 안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이 리더십 역할을 해야 할 이유는 많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대만에 상당수의 군사력을 지원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한국에서 즉각 운용할 수 있는 전력이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北 핵 발사 시 美가 핵 대응… 북한정권 사라질 것"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동해상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국은 확장억제전략에 따라 분명 핵무기로 대응할 것이고, 북한정권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며 어느 쪽이 우세할 것인가.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북한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은 한미동맹을 깨뜨리고 흔들려고 한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어전략"이라고 언급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지금까지 핵무기를 사용해 위협하는 이유는 한미동맹을 깨뜨리기 위함으로, 미국이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고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군사적으로 남한에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고, 김정은은 이것을 원하기 때문에 한국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