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위무사'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이 '빌라왕' 정모 씨 변호민주당은 "先구제 後환수 통해 사기 피해자 구제" 대책… 정책 엇박자빌라왕 정씨 구속되자…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1월 변호인 사임
  • ▲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2022년10월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야당 탄압을 비판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2022년10월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야당 탄압을 비판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양부남(62·사법연수원 22기)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이른바 '빌라왕'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전세사기 대책 마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先) 구제 후(後) 환수'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은 양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전세사기 혐의를 받는 정모 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정씨는 2019년 광주·전남 소재 주택 400여 채를 무자본·갭투자 수법으로 구매한 뒤 임차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는 최근 3명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한 '인천 건축왕'과 같은 수법이다.

    경찰은 정씨의 범행규모를 480억원(주택 208채)으로 특정했다. 특히 경찰은 전세금 반환 만기가 도래하면 피해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다섯 차례에 걸친 정씨 조사 과정에는 양 위원장의 업무를 돕는 변호사들이 수시로 입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정씨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자신과 같은 로펌 소속 변호사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보내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씨를 구속했고, 양 위원장은 지난 1월 변호사직을 사임했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진으로부터 '형사사건 무마' 명목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경찰로부터 광주시 서구 금호동에 위치한 변호사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2021년 이재명 당시 대통령후보 캠프에 영입된 뒤 줄곧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 호위무사'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규를 민주당이 외면하지 않는다면 즉시 양부남 위원장을 해촉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올해 1월까지 '광주 빌라왕'을 변호했던 민주당 양부남 법률위원장의 정치 행적을 보면 이보다 더 파렴치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선 구제 후 환수' 내용이 담긴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위는 19일 국회에서 '전세사기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이 같은 계획을 내비쳤다.

    해당 특별법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한 후 피해 금액을 먼저 보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후 채권 매입 기관은 경매·공매·매각 절차 등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한다.

    이 법을 발의한 조오섭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에 현재 채권자인 은행의 경매 매각 기회를 당분간 연기하는 것은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임차인의 개별적 권리 행사로 보증금 회수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특별법을 통한 집단 권리 구제가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6월 중 조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주에 예정된 국회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 해당 법안을 상정한 뒤 5월 공청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은 이번 문제가 절박한 문제를 넘어 생사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깊은 책임감을 갖고 모든 입법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사건 배후로 민주당 유력 정치인을 지목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사기 범죄가 가능하게 된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이 사건과 또 다른 지역에 있는 유사 사건의 주범인 남헌기(건축왕) 씨의 배후에 인천지역 유력 정치인,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관련돼 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