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광훈 눈치나 보고… 무슨 약점 잡힌 건가" 비판김기현 "당원도 아닌 전광훈과 당 결부해 악의적 호도" 유감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당을 연결하는 일부 인사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전 목사를 직접 겨냥한 메시지로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닌, 당 내부 경고를 통해 관계를 간접적으로 끊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광훈 목사는 다른 정당을 창당해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수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84만 책임당원을 보유한 국민의힘을 우리 당 당원도 아닌 전 목사와 결부시켜 마치 공동체인 양 호도하며 악의적 공세를 취하는 현상에 대해 당대표로서 깊은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대표는 "국민의힘 앞에는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다. 시대의 변화에 주목하며 더 큰 민심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때 전 목사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국민의힘의 관심은 오직 민생을 살리는 것이며, 국민이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만 매진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경고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 목사 칭송 등에도 당 지도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홍 시장이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데 따른 경고장인 셈이다.

    총선 1년을 앞두고 과거 '아스팔트정당' 이미지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전 목사 측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전 목사를 향한 공개 비판으로 당이 전 목사 측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우려해 대신 당 내부를 향한 경고를 날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응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 목사가) 황교안 대표 시절 180석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고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그 사람 우리 당원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