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4일 국무회의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할 듯민주당, 한덕수에 "양아치 발표" 막말…자당 상임위원장이 경고與 "여야 협치 파괴된 지 오래…자극적 선동으로 국민감정 부추겨"
  •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석과 불출석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자리가 비어 있다.ⓒ이종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석과 불출석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자리가 비어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단독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건의를 "양아치 발표"라고 표현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4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자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민주당·윤미향, 농해수위 전체회의 단독 개최

    농해수위 전체회의는 현안질의를 위해 민주당 소속 소병훈 위원장 주재로 3일 개최됐다. 국민의힘과 양곡관리법에 반대 의사를 밝힌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불참 속에 민주당 및 윤미향 무소속 의원만 자리했다.

    농해수위 야당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회의에서 "주무장관이 불출석 통보도 하지 않고 참석하지 않았다"며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에게 전체회의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는데도 못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은 초과 쌀 생산량이 예상 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 대비 5% 이상 하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전량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달 29일 대국민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공격력을 집중했다. 일부 의원이 '양아치'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민주당 소속 위원장이 주의를 주기도 했다.

    주철현 의원은 "한 총리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23만톤 수준의 (쌀) 초과공급량이 2030년에 63만톤을 넘어서고 쌀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져 17만원 초반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탈 많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치를 인용했다"며 "수정안 의결에 따라 연구원의 분석도 폐기돼야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는 이를 갖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알고도 인용했다면 국회는 물론 국민을 능멸한 것으로 마땅히 탄핵 될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원택 의원은 "한 총리의 담화문을 보고 농민 삶이 얼마나 절박한지 현장과 괴리됐다는 생각을 했다"며 "탁상행정에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정책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野 윤재갑 "국무총리 담화문, 양아치 발표하는 내용인가" 막말

    윤재갑 의원은 "국무총리의 담화내용을 보면서 우리 정부의 총리가 내는 담화인지 동네 속된 말로 양아치가 발표하는 내용인가 심히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어떤 대안을 갖고 이 법에 대해 제의해 달라고 한다든지, 선동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가지고 담화를 발표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정황근 장관을 겨냥해 "어떻게 정부에서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장관을 탄핵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농해수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은 "발언 중에 무심결에 나올 수 있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는 사용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국무회의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이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윤미향 의원은 오는 11일 양곡관리법 현안질의를 위한 증인으로 정황근 장관과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을 단독 채택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이날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신정훈, 이원택 의원과 농민 대표들이 단체 삭발을 하기도 했다.

    與 "대통령 입장표명 임박해오자 자극적 선동"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상임위 개최를 의회 폭거라고 규정하고 상호 협치 없이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 1호법인 양곡관리법을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이후로 농해수위에서 여야 상호존중과 협치는 파괴된 지 오래"라며 "그런데 오늘 또다시 여당과 일체의 협의 없이 개최된 전체회의의 부당성과 양곡관리법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에 대한 입장표명 시기가 임박해오자 자극적인 선동으로 국민감정을 최대한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며 "민주당이 시종일관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은 쌀 과잉 생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오히려 농가들을 망치고 국가재정만 축내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