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기본소득당, 한일 정상회담 국정조사 요구 공세주호영 "文정부 대북 원전 건설 문건 전달 의혹 조사해야""日 싫어하고 죽창가 부르면서… 왜 日언론 보도 맹신하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여야는 30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국정조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국정조사 동의를 요구하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국정조사가 우선 필요하다고 맞받은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회동서 정상회담 국조 압박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 후 "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받아 달라고 했지만, 우리는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며 "정상 간 외교행위에 대해 국정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그런 것이라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동도 전부 국정조사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당이 제출한 국정조사요구서에 대해 여당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해당 상임위원회를 지정하는 권한이 의장께 있기에 이 문제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의원 82명은 29일 '일제 강제동원 굴욕해법 및 굴종적 한일 정상회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조사 범위로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과 구상권 포기가 위헌·위법·직무유기·배임·직권남용이라는 의혹 규명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의 선제적 철회 및 화이트리스트 복원, 지소미아 정상화 등의 조치에 대한 경위 등을 포함했다.

    특히 정부가 재차 한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 없다는 기시다 일본 총리의 독도 문제 언급과 일본 언론 보도로 시작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도 조사 범위에 담았다.

    "대북 원전 건설 문건 전달 의혹 조사하자"

    민주당이 정부의 설명을 믿지 못한 채 정상 간 외교 내용을 조사하자고 압박하자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간 남북 정상회담을 국정조사하자고 응수했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USB'에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야가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의 대북 원전 건설 의혹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집권까지 했던 야당이 이런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는 것 자체로 이미 국제사회에서 국격을 심각하게 손상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통상적인 정상외교마저 국정조사 요구 대상이 되는 나라로 낙인찍힌다면 어느 나라가 우리나라와 정상외교를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 영유권이 논의됐다는 일부 일본언론에 근거하고 있다"며 "일본을 그렇게 싫어하고 죽창가를 부르면서 일본언론의 근거 없는 보도 하나는 왜 이렇게 맹신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작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은 따로 있다. 문재인정부가 대북 원전 건설 문건을 전달했다는 의혹, 월성원전 경제성이 조작된 경위 같은 것들"이라며 "문재인정권에서 우리 당이 21건의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단 1건도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정권 때 한일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 파탄 낸 책임이 있는 민주당이 반성은커녕 국익을 위한 정부의 대일 외교정책을 발목 잡는 행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은 국가안보 확립을 위해 한일관계 정상화를 통한 한·미·일 공조 강화 등의 노력을 펼치는 정부를 연일 비난하는 데만 열중하면서, 북한의 직접적인 도발과 전쟁 준비행위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