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언론에 공지김일범 의전-이문희 외교비서관 잇단 사퇴 의식한 듯
  •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뉴시스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뉴시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자진 사퇴했다. 교체설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후임 안보실장에는 조태용 주미대사가 내정됐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안보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대통령은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수석은 "조태용 신임 안보실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 14회로 외교부 입부해 북미국장과 북핵단장, 그리고 의전장과 호주대사를 거쳐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을 역임했다"며 "이어 청와대 안보실 1차장 외교부 1차관에 이어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후 주미대사로 재임 중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미대사 후임자는 신속 선정해서 미 백악관에 아그레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초 어제 말씀드린 뜻은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바는 없었다"라며 "그러나 김 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 대통령도 제가 알기로 만류했지만 본인(김 실장)이 거듭 자신의 바람을 피력해 고심 끝에 (윤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성한 실장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저는 오늘 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정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실장은 또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김일범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잇따라 물러나면서 불거진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라인의 '실책'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만찬 관련 보고 누락 사실을 대통령이 뒤늦게 인지하면서 불거졌다. 미국 측이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만찬에서 한국의 블랙핑크, 미국의 레이디가가 등 한미 대표가수의 합동공연 행사를 제안했으나 이 같은 내용의 보고가 윤 대통령에게 한 달 여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외교안보 라인의 공직기강 문제로 지난 28일에는 김성한 실장의 경질설이 다수 보도되기도 했으나 대통령실에서는 김 실장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는 4월 한미 정상회담과 5월 G7 정상회의 및 한미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일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실장의 책임론이 수면 위로 나온지 하루 만에 그는 결국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실장은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