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량 전 성남시장비서 출신 김모 씨… 이재명 재판서 '누명' 취지로 증언검찰 "이재명으로부터 '유리한 진술 해 달라' 연락 받고 허위증언" 녹취 확보이재명 측 "진실 증언해 달라 한 것이지, 위증 요구한 게 아니다" 반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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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자 김모 씨가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검찰은 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재판에서 유리한 진술을 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허위증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어 이 대표에게 위증교사 혐의가 적용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26일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 23일 특가법상 알선수재, 위증 혐의로 김씨를 대상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김씨는 김인섭 전 대표와 공모해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등을 알선해 준 대가로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70억원을 받기로 합의한 뒤, 이 중 3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김 전 대표 등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부지의 용도변경이나 민간임대주택 비율 축소 등 정 대표의 사업에 여러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김씨는 또 이 대표의 이른바 '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는 2002년 변호사 시절 KBS 최철호 PD와 '분당파크뷰 특혜분양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접촉했는데, 이 과정에서 검사를 사칭한 혐의(공무원 자격 사칭)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형을 확정 받은 바 있다.이후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PD가 검사를 사칭했고, 나는 사칭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다.김병량 전 시장 비서 출신인 김씨는 2019년 2월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을 고소한 김병량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사칭 주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최 PD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재명이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로부터 재판에 나와 유리한 진술을 해 달라는 연락을 여러 차례 받고 허위증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백현동 비리 의혹과 관련한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통화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이 대표 측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표비서실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이 대표 측은 "김씨에게 증언을 요청한 것은 경기도지사 시절 백현동사업과 무관한 별개의 선거법 재판과 관련한 것"이라며 "'진실을 증언해 달라'는 것이지 위증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이 대표 측은 이어 "김씨는 '이재명이 누명을 썼다'는 식의 증언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피고인(이재명)을 검사 사칭의 주범으로 몰고 가는 데 협조해 달라는 취지였나'라는 이 대표 변호인의 질문에 "김 전 시장의 성품상 그런 취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고 강조했다.한편 김씨는 2019년 2∼4월 경기도 등에 납품할 수 있도록 알선해 주는 대가로 무선통신장비 제조업체로부터 7000만여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 준 대가로 업체 납품을 성사시키고 뒷돈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검찰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집중추궁할 방침이다. 김씨의 진술에 따라 이 대표에게도 위증교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