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추방한다니 만날 수 없어"… 천하람, 김기현과 회동 거절與 내부 "무조건적 공천 배제 없어… 그릇이 큰 모습 보여줘야"
  • ▲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앞둔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왼쪽)와 기자회견을 마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앞둔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왼쪽)와 기자회견을 마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원을 받았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하고 있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조건을 붙이지 말고 만나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천하람 "서로 교통정리 되면 천천히 보자는 의사 전달"

    24일 여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이 추구하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의 실현을 위해 당대표 자리를 두고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과 회동했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지난 14일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만나며 당의 화합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천 위원장과의 만남은 전당대회가 끝난지 약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김 대표 측에서 직접 접촉을 시도했지만 천 위원장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위원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전화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직후에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전대) 다음날 '영구추방해야 된다' '훌리건이다' '대리인에 불과하다'라고 하니 제 입장에서도 만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가 뒷받침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천 위원장은 이어 "굴종을 하라거나 지금까지 저희가 해왔던 개혁적인 행보들에 대해 자기부정을 하라는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얘기들이 난무한 상황"이라며 "서로 교통정리가 되고 차분해지면 천천히 보자는 의사를 이미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與 "이준석계 무조건적 배제 안 해… 만나서 이야기해야"

    실제로 전당대회 직후에는 '이준석계 배제론'이 화두에 올랐지만, 최근 들어 이들을 배제하기 보다는 안고가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천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받은 14.98%라는 득표율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준석계, 유승민계라고 해서 (총선) 공천에 무조건적으로 배제한다면 그것은 공당이 될 수가 없다"며 "그렇게 돼서도 안 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제일 중요한 건 당선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우리 당의 이념과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분"이라며 "누구하고 가깝고, 누구 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거나 혜택을 받는 것은 결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로 인해 천 위원장이 만남을 거절하는 것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가 끝나면 이긴 후보와 진 후보가 만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여기에 조건을 붙일 일인가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덩치에 걸 맞고 조건 붙이지 말고 그릇이 큰 모습, 만나서 조건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이후에 당이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 지적도 해주고 힘도 보태고 하면 되는 것이지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고 이런저런 이유를 댈 일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