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친명 일색 당직 개편하라"… '이재명 방탄'에 반발 확산조응천 "당직자들 완전 친명 일색"… 박지현 "전면교체해야"김종민 "민심 돌아서서 총선 어려우면 이재명 어떻게 버티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를 향한 불만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대거 이탈표가 발생한 뒤 불거진 당 내홍과 지지율 하락에 이 대표의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는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인 주요 당직 교체를 요구했다. 

    더미래 "이재명, 당 불신 해소 위해 나서야"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8일 50명가량인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더미래는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검찰독재정권의 민주당 탄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불신으로 당이 분열 위기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민주당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더미래는 이어 "우리는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당의 단결을 위해 당내 여러 의견그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더미래는 오는 15일 이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당의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민주당 내부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발생한 뒤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격화했다. 친명계가 반란표를 던진 비명계를 '배신자'로 규정하며 극단적 지지층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29%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었다.  

    비명계, '친명' 일색 당직 개편 요구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과 함께 친명 일색인 주요 당직을 전면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더이상의 '이재명 방탄'은 안 된다는 것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국민들이 (당 차원의 대응을) 방탄으로 보고 있다"며 "당을 이용해서 개인 사법문제를 저렇게 막네, 방탄하네 (하면) 이재명 대표한테도 안 좋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심이 다 돌아서서 내년 총선이 어려워지겠다고 하면 (이 대표가) 어떻게 버티겠나"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김 의원은 최근 이 대표를 옹호하며 '야권의 대선후보는 이재명 하나뿐'이라는 글을 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그분이 나름대로 책도 좀 읽으신 분인데, 좀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친명계가 다수인 당직자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사퇴'를 두고는 "지금 사퇴하면 오히려 혼란이 더 커진다. 9~10월 정도가 되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와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당직자만 바꾸면 의미가 없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 정무직 여러 당직자들이 완전히 (친명계) 일색으로 돼 있다"며 당직 개편을 거론했다. 박지현 민주당 전 공동비대위원장도 "핵심 당직자 전면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박홍근, 비명계 '끌어안기' 나서

    친명계는 당 일각의 당직 개편 요구에 "개별적 의견"라고 일축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사퇴 요구를 10명이 했는데 사퇴 반대를 100명이 한다면 그것은 사퇴해야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예를 들면 그런 의견들은 지나친 갈등 과정보다는 뭐가 잘못됐고 뭐를 좀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요구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정치갈등, 정치투쟁화하는 것 자체가 전체적인 여러 의원들 간의 관계도 더 안 좋아지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한 친명계의 비판도 계속된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검찰이 명백하게 야당을 탄압하고 야당 대표 이재명을 죽이려고 하는데 체포동의안에 찬성을 한 의원들은 자기 자신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명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비명계 의원으로 구성된 '민주당의길' 소속 이원욱·윤영찬 의원과 이날 만찬 회동을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 내홍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단일대오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당내 반발을 일으켰던 만큼 박 원내대표의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조응천 의원은 "무작정 막연히 소통하자, 앞에서는 이야기 안 하다가 뒤에서 표결로 이렇게 훅 들어오니까 섭섭하다, 이런 이야기 할 것이 아니고 해법을 구체적으로 좀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