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교섭단체대표 연설… 이재명 사법 리스크·文정권 비판"李, 부정부패로 국회 위신 떨어뜨려… 민주당 5년은 내로남불""이재명,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 만들자더니 정치탄압 항변"野 이상민 탄핵·법사위 패싱에… "의회민주주의 급격히 붕괴"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정권의 지난 5년을 '내로남불의 역사'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169석의 거대 의석을 앞세워 법안 등을 강행처리하는 민주당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 우겨"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해 9월 원내대표로 취임한 뒤 첫 번째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진행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조장자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앞서 '국회의원윤리강령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하는 이유로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과 사법 처리 ▲무례하고 거친 언어 ▲가짜뉴스 ▲국회 윤리위의 기능 상실 ▲정치의 사법화 ▲게으름 ▲내로남불 등을 제시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인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을 대상으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이라며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특히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현재 이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며 "그랬던 이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특히 이 대표가 이를 지킬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정권 5년은 내로남불"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지난 5년 동안 집권한 기간이 '내로남불의 역사'라며 5대 내로남불을 언급했다. 문재인정부가 지난 5년(2017~22) 동안 ▲인사 내로남불 ▲재정 내로남불 ▲입법 내로남불 ▲적폐청산 내로남불 ▲민주당의 민주주의 타령 내로남불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낸 공이 지대한 정당"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정권은 촛불민주주의와 공정을 표방하며 집권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도, 공정과도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하며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조작 ▲문재인정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등을 언급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은 독립적 사법부의 존재"라며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행정부의 시녀가 되고 정치판이 됐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다고 보여져야 한다. 그런데 김 원장은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로 사법부의 파벌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능력과 관계없이 요직에 발탁했다"며 "(김 원장은) 여러 차례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법부의 명예를 훼손했고, 법원장 추천제, 판사 승진제 폐지로 법원을 망가뜨려 놨다"고 비판했다.
  •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169석 민주당, 의회민주주의 형해화"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169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앞세워 법안 등을 강행처리하는 행태를 두고 질타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은 의회"라며 "하지만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거대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국회에서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민주당은 이 외에도 지난해 12월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고, 지난 9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간호법 제정안 등 7개 법안을 직회부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이른바 '패싱'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믿을 신(信)' 자 한 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 국회가 '신'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안보위기 ▲기후위기 ▲인구위기 ▲사회적 지속가능위기 등이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 중대한 문제들을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나"라고 자문했다.

    박홍근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시종일관 남 탓, 무대책 일관"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대표 연설을 통해 비전이나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남 탓'만 했다고 주장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대표 연설 후 본회의장 앞에서 "국정을 무한책임지고 있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시종일관 남 탓과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의 원내대표라면 현재 국민의 삶이 어떤 상황인지 거기에 따라 집권 여당과 정부는 무엇을 할지 그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