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생전 인터뷰 정리한 '아베신조 회고록' 발매"文, 징용 배상판결이 국제법 위반임을 알고도 반일"
  •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재임 시절이던 2017년 9월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재임 시절이던 2017년 9월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암살당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회고록에서 "문재인은 확신범"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생전 인터뷰를 정리한 '아베 신조 회고록'에서인데, 이 회고록에는 서훈 전 국정원장이 "김정은은 훌륭하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임을 주장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반일'을 정권부양 재료'로 이용하려 한 '확신범'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징용 판결이 국제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노무현 정부 당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재검토한 민관공동위원회에 참가했던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정부가 징용배상이 한일청구권협정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 7월 실시한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사실상 '보복조치'였음을 인정했다. 

    그는 "징용공 배상 판결 이후에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문재인 정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두 문제가 연결된 것처럼 만들어 한국이 징용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수출규제와 징용 판결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 전 정권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시도는 "감정적인 대항 조치"였고 미국의 강한 압박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서훈, 북한이 핵 포기할 거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서훈 당시 국가정보원장과의 대화에서 서 전 원장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고 6·25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 '김정은은 훌륭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북한이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할 것이고, 일본 원조도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김정은의 뜻이고 어디부터가 한국의 희망인지 몰랐다"고 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맺은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배신해 실패했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외교상 '도덕적 우위'에 서게 됐다"고 자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외교 안보까지 돈으로 계산하는 사업가 출신"이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나 미 항공모함의 동해 파견을 '막대한 돈이 든다'며 아까워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론은 처음 15분 정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골프 이야기와 다른 국가 정상 험담만 했다"고 적었다.

    이 회고록은 요미우리신문 하시모토 고로(橋本五郞) 특별편집위원과 오야마 히로시(尾山宏) 논설부위원장이 2020년 10월부터 약 1년간 18회에 걸쳐 36시간 동안 아베 전 총리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었다. 감수는 아배 내각의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