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강릉서 가족여행 중이던 나경원과 1시간 회동나경원, 3일 "숙고하겠다"… 이틀 뒤 "함께하겠다" 답변대통령실과 충돌한 나경원… 김기현 지지로 윤심 회복하나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후보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강원도 강릉까지 찾아가 협력을 요청했다. 나 전 의원은 김 후보와 함께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도전 국면에서 대통령실을 비롯한 당내 친윤계와 갈등을 빚었던 나 전 의원이 김 후보 지지로 '윤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현, 나경원 만난 지 이틀 만에 재차 러브콜

    6일 여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5알 오후 강릉에서 가족여행 중이던 나 전 의원과 1시간 동안 만나 전당대회 승리를 위한 연대를 제안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나 전 의원 자택을 찾아간 데 이어 이틀 만이다.

    이 자리는 친윤계 인사인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했다. '나경원 불출마' 초선의원 성명에 동참한 이인선·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했고, 이들은 성명과 관련해 나 전 의원에게 사과와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에게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하자"는 뜻을 전달했고, 나 전 의원도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함께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이어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해 나 전 의원이 이쪽으로(김기현) 갈지 저쪽으로(안철수) 갈지 결정해야 한다"며 "(나 전 의원이 합류할 수 있는) 모양을 갖춰야 한다"고 잇단 러브콜을 예고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기록하자 3·8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했다. 그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정책 엇박자를 시작으로 대통령실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겪고 당내 친윤계 초선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불출마를 압박하며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 후보가 강릉까지 찾아 나 전 의원에게 연대의 뜻을 재차 전달한 것은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나 전 의원도 포용해 원팀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어제(3일) 저녁에 (나 전 의원) 집으로 찾아뵀다"며 "제가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했고, 나 전 의원은 '윤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영원한 당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관해 숙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윤심 택해 김기현 지지하나

    여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잃은 윤심'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 주장으로 대통령실과 친윤계 핵심 인사인 이철규·장제원 의원이 안철수 후보에게 부정적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김 후보를 지지해 전당대회 도전 갈림길에서 충돌했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적 지지층이 있는 나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현재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구도인 전당대회 판도가 다시 한번 뒤틀릴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나 전 의원 표는 김 후보에게 갈 것으로 예상한다. 나 전 의원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와 연대하면 에너지가 커지지 않겠나"라며 "나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하면 그간 대통령실, 친윤계와 벌였던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의힘 친윤계 초선 의원 9명이 나경원 전 의원을 찾아가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친윤 핵심 박성민·이용 의원을 비롯한 강민국·구자근·박대수·이인선·전봉민·정동만·최춘식 의원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회 사무실에서 나 전 의원과 만났다. 박대수 의원을 제외하곤 나 전 의원 불출마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나 전 의원의 마음을 돌려 김기현 후보와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성민 의원은 나 전 의원과 만난 후 기자들에 "초선 의원 몇 명이 개인 자격으로 나 전 의원을 위로 방문했다"며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고 두문불출하는 모습이 저희들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너무 엄중한 시기에 나 전 의원이 조금 나오셔서 여러가지 고민도 함께 나눴으면 하는 그런 의미로 찾아뵀다"며 "그래서 우리 나 전 의원님 힘내시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나 전 의원 답변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말씀하셨고 조만간 고민을 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또 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언론은 나 전 의원이 이 자리에서 "어떻게 안철수 후보와 함께 하겠나"라는 얘기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