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이준석 사태로 당 힘들때 미국 휴가… 인수위원장 땐 추천 인사 빠졌다고 잠적"②"안랩 백지신탁 꺼려해 입각 피하더니… 합당 전에 발생한 이자까지 요구해"③"이재명 떨어뜨려야 되니까 (윤석열) 무능, 알면서 뽑는 것"… 대선 때도 비난④"대선 단일화 때도 딴소리… 접촉 있었다 없었다, 철회 문자 보냈다 안보냈다"⑤"이태원 사태 고민하는 尹에게… 다짜고까 '이상민 사퇴' 공개 주장 엇박자"⑥"尹 공격용어 '윤핵관' 표현…'윤석열=주변에 휘둘리는 무능한 사람' 프레임"⑦"당대표 선거 앞두고 '윤-안 연대' 일방 거론…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여"
  • ▲ 윤석열(왼쪽 두번째) 대통령과 안철수(오른쪽) 의원이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왼쪽에서 세번째)도 보인다. ⓒ뉴시스
    ▲ 윤석열(왼쪽 두번째) 대통령과 안철수(오른쪽) 의원이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왼쪽에서 세번째)도 보인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최근 선거 국면에서 안 의원이 '윤-안 연대'를 거론하고 나서자 폭발하는 모양새다.

    여권고위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을 팔기 전에 본인이 지난 대선에서부터 해왔던 행태들을 돌이켜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며 "당대표에 출마를 한 것은 본인 자유지만, 대통령을 파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할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쏟아지는 안 의원에 대한 불만은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등록 당시 했던 발언을 기점으로 폭발하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저는 '윤힘'이 되는 후보"라며 "지금까지 '윤안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윤 대통령과 대선 때 함께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이 발언이 사실상 안 의원 스스로가 윤 대통령과 동급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애먹인 것도 모자라 비난까지 쏟아내셨던 분이 마치 정권 창출의 최대 공로자를 자처하는 것도 우습다"면서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안 의원의) 모습들에 의아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단순 불만을 넘어 지난 대선부터 현재까지 안 의원의 행태가 회자되고 있다. 안 의원의 보여준 모습들이 하나, 둘씩 모여 윤석열 대통령이 안 의원에게 신뢰를 차츰 잃어갔다는 것이다.

    ① 대선 막바지, 윤 대통령 비난연설


    안철수 의원은 대선이 막바지로 흘러가던 2022년 2월22일.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신분으로 울산 중앙시장에서 유세를 가졌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던 윤 대통령에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직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이 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겠는가. 1년만 지나면 (윤석열을 찍은) 내 손가락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며 "답답한 것이 윤석열이 자격 없다는 것을 다 알면서 이재명을 떨어뜨려야 되니까 (윤석열이) 무능한 것 알면서 뽑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명연설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② 단일화 과정서 보여준 행동

    안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사전 물밑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시 윤 대통령 측은 단일화 초안까지 오갔다고 했다. 양측의 말이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2022년 2월20일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의 행동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아침 안 의원에게 직접 만나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이미 늦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직후 단일화 철회를 선언했다.

    여기서도 양측의 말은 엇갈렸다. 안 의원 측은 윤 대통령에게 철회 선언 기자회견 계획을 문자로 전달했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은 문자 자체를 못봤다는 입장이다.

    ③ 국무총리 등 정부 임명직 제안 거절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안 의원에게 국무총리와 장관직 등을 여러차례 제안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를 수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의 이같은 모습이 사실상 자신과 함께 할 마음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특히 여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보유한 2480억원 가량의 안랩 주식의 백지신탁을 꺼려해 입각을 거부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④ 인수위 시절, 본인 추천 인사 빠지자 잠적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4월14일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일각에서는 1차 내각 인선에 이어 2차 인선에서도 본인이 추천한 인사가 배제된 불만을 표현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같은날 밤 8시경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은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만남을 가지고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후 표면적으로는 갈등이 해소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권에서는 "인사 문제로 인수위원장이 업무 보이콧을 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어떻게 비췄을지는 모르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⑤ '이준석 사태'로 흔들리던 국민의힘, 미국 휴가간 安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을 정지당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간에 오갔던 '체리 따봉' 텔레그램 파문이 이어지면서 당이 혼란스럽던 지난해 7월30일, 안 의원은 휴가를 내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안 의원이 적극 나서 당내 혼란 수습에 일조해줬으면 한다는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도피성 휴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안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 공지하느냐"며 "윤석열 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⑥ 이상민 행안부장관 자진사퇴 요구

    안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정부의 초동대처 논란이 이어지던 지난해 11월, 이상민 장관의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조찬 정책포럼에서 "아무리 법적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안전 담당 주무부처 장관이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 생각"이라며 "당의 역할을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공식석상에서 안 의원이 이상민 장관의 사퇴를 거론한 것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 의원쯤 되는 인물이라면 그런 의사 전달은 충분히 비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은 상황에서 공식 석상에서 다짜고짜 민심을 거론하며 해임이 맞다고 한 것은 함께 정권 성공을 고민하는 모습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⑦ 대통령 주변 사람들을 '윤핵관'으로 지칭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안 의원의 최근 '윤핵관 발언'이 윤 대통령의 떨어진 신뢰감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평가한다.

    안 의원은 3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며 "윤핵관의 지휘자는 저는 장제원 의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갈등을 수차례 노출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만들어냈던 '윤핵관'은 윤석열측 핵심관계자의 줄임말이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는 윤 대통령 측근들을 공격할 때 비아냥으로 사용하던 언어다.

    윤 대통령은 '윤핵관'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용어라고 본다. 당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스스로 "윤핵관은 없다"고 수차례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핵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이 마치 주변에 말에 휩쓸리는 무능한 사람인 것 처럼 표현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