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해외 순방' 하루 앞두고… 나경원, 13일 저출산위 사직서 제출"바위가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 사색의 시간 가지러 떠난다"대통령실, 묵묵부답… 대통령 재가 여부에 "아직 알 수 없다" 답변만
  • ▲ 지난 2021년 5월30일, 나경원 당시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국민의힘)
    ▲ 지난 2021년 5월30일, 나경원 당시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국민의힘)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가능성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오늘(13일) 오전 9시40분경 저출산위에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추후 저출산위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당시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며 남겼던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는 글을 올렸다.

    나 전 의원은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들께, 우리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면서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자신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한 고심을 비판하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정확히 며칠 내로 돌아와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결단을 밝힐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만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출산 시 대출금 탕감' 등을 골자로 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내놓았다가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문자 등을 통해 대통령실에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정식으로 제출되지 않은 사직서는 처리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했다.

    대통령실은 "모든 인사 절차라는 것이 본인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인사혁신처를 통해 대통령실로 오게 되고, 그러면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실물'이 제출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재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재가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은 아직까지 '무대응'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을 하루 앞둔 시점인 만큼 이날 안에 재가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묻자 "아직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