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김남국·김의겸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 수원지청에 집결문희상 "너무 오버 하는 것"…조응천 '방탄 프레임 공고히 해줘"주호영 "범죄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
  • ▲ 성남FC 후원금 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성남FC 후원금 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비리 의혹'사건의 파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 "야당 탄압"이라며 윤석열정부를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지도부 30여 명이 검찰 출석 현장에 이 대표와 동행한 것을 두고 "범죄를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야당 대표 검찰 소환… 헌정사 처음"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이재명 당대표가 검찰에 자진출석한다"며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우리 헌정사에 처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법치 운운하지만 실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나 다름없다"며 "독일 나치와 조선총독부가 국민을 겁박할 때 내세운 것도 '법치'였다"고 꼬집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다.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석열의 검찰은 제1야당의 당대표에게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없는 먼지까지도 몰래 주머니에 채워 넣고 털어대면서, 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은 증거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현장에는 민주당의 박홍근·김남국·천준호·안호영·조정식·김의겸·정청래·박찬대·고민정·서영교·문진석·장경태·박범계 등 30여 명의 의원이 동행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배웅한 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침통하면서도 분노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배웅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검찰공화국, 검찰독재에 강력하게 항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에 둘러쌓인 채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에 둘러쌓인 채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지도부 총출동… 문희상 "너무 오버 하는 것"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동행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석열정부가 아무리 헛발질을 하고, 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볼썽사나운 일을 해도 그 과실이 우리한테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은 방탄 프레임에서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우르르 몰려가서 거기서 무슨 시위하는 식으로 하는 스타일의 것은 정치를 너무 오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비판에 친명(친이재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 본인은 직접 그냥 혼자 나가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저희가 같이 함께 당직을 맡아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표님이 야당에 대한 검찰의 탄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가게 할 수는 없다고 해서 같이 함께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與 "민주당, 총출동해서 위세 부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조폭처럼 우르르 몰려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엄포를 놓는다 한들, 범죄를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를 보인다 한들, 국민들이 허탈할 뿐"이라며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선거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이 대표가 출석하는 성남지청 앞에서 "어느 누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같은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자들을 호위무사로 대동하느냐. 정말 괴이하고도 어이없는 풍경"이라며 "그 어떤 권력자도 그런 적이 없다. 이런 식의 검찰 출두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개탄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사건으로 이 대표가 오늘 검찰 수사를 받으러 나온다"며 "역사를 통틀어봐도, 세상 어디를 살펴봐도 이런 어마어마한 줄줄이 비리 세트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질타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당직자, 개딸 등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이재명 방탄 '단일대오'의 '아수라장'이었다"며 "이 대표의 개인적 범죄 비리 혐의는 국민과 나라에 대한 배신이지 나라를 구하는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는 길에 포토라인에 서서 준비해온 A4 용지 8장 분량의 성명을 읽었다.

    그러자 한 시민이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라고 외쳤고, 이에 이 대표는 검지를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대며 '쉿' 하는 동작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