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권 '저울질'에… 직격탄 날린 與 상임고문"임명권자 욕 보인 것… 한 자리에만 충실" '쓴소리'
  • ▲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 DB
    ▲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 DB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자 국민의힘의 상임고문들이 쓴소리를 날렸다.

    나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유지와 당대표 출마 중 하나를 택한 뒤에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나경원 '헝가리 출산 대책' 꺼내자… 대통령실 "정부 정책과 무관"

    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나 부위원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연일 상위권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직책이 장관급인 만큼, 부위원장직 유지와 당대표 출마 중 하나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6일 밤 페이스북에 "최근 윤정권 저출산 대책부위원장(나경원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윤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은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신년간담회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며 헝가리의 출산 지원 정책을 꺼냈다.

    이는 결혼을 하면 4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 출산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시 원금 전액 탕감 등을 지원해 주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대통령실에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6일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현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현 기자
    홍준표 "대통령실도 손절할 수 있어"… 이재오 "임명권자 욕보이는 것"

    이에 홍 시장은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라며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다. 정부의 신뢰를 추락시키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 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어느 자리든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상임고문인 이재오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부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 놓고 맨날 당 행사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당대표로) 나갈 생각이 있으면 그만두고 뛰어들든지 아니면 당에 얼씬도 안 한다고 하든지 해야 정부랑 협의도 안 하고 불쑥 애 셋 이상 낳으면 어떻게 한다? 그러니까 대통령실이 황당해 그 이야기를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대통령실이 일거에 '당신은 안 된다'고 잘라버린 것"이라며 "한마디로 (나 부위원장을) 정리한 것으로 본인이 그 정리를 자초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지난 6일 KBC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그래서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사실상 당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