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이상민 자리 지키면 여야 정쟁… 주무부처가 책임져야"金 "원인 따지지 않고 덮어씌우는 모습 바람직하지 않다"
  •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종현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거취와 김은혜·강승규 수석비서관의 국회 국정감사 퇴장 조치 등을 두고 이견을 표출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장관이 자리를 지키면 이태원 참사 후속 대책 등이 묻힐 것이라며 조속한 문책을 촉구한 반면, 김기현 의원은 원인 파악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원내 주자 중에서는 '2강'으로 꼽히는 이들이 엇갈린 메시지를 내며 일찍부터 경쟁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상민 자리 지키면 여야 정쟁" 해임 촉구한 안철수

    안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참사 관련) 첫 발언 자체가 국민 감정에 반하는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 적절하지 못했다"며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주무부처 장관이 책임지는 것이 국민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고, (이 장관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면 결국 여야 정쟁이 된다"며 "정쟁이 되면 제일 문제가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하는 일이 중요한데 그 일 자체가 묻혀버린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 이후인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해임 등 윤석열 대통령의 문책을 촉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인도네시아 2개국 순방길에 오르면서 환송 나온 이 장관이 다가와 목례하자 이 장관의 어깨를 두 번 두드리며 인사 했다. 야당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책임에 불을 붙이며 이 장관 경질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격려하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안 의원은 또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회의 도중 '웃기고 있네' 필담을 나눈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것을 두고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단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한 안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의 강기정 수석이 오히려 큰소리치면서 사과도 안 하고 조치도 안 했지 않았느냐. 그런 것들이 쌓여 국민이 실망해서 정권교체를 시켜줬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그러나 안 의원과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김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장관의 거취와 관련 "일이 생기면 원인도 따지지 않고 무작정 덮어씌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월호 때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온갖 얘기를 다 하지 않았느냐. 터무니없는 얘기를 마구 생산하는 마녀사냥 방식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사안은 매우 심각한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책임은 누가 져야 할지를 다 밝혀내고 재발방지책을 세워가면서 그 후에 수습할 것을 해나가야 한다"며 "'스텝 바이 스텝'으로 일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혜·강승규 퇴장 조치에 親尹은 불만, 安은 "적절"

    김 의원은 김은혜·강승규 수석비서관 퇴장 조치와 관련해서는 "국정감사장에서 사담을 주고받은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퇴장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 이런 문제가 아닌, 회의 진행을 제가 맡았으면 매우 원활하게 했을 것이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본인도 사과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두 수석을 퇴장시킨 데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왜 그러냐는 분위기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의원은 "내부에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조치였다는 안 의원과 달리 친윤(親尹)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내부 불만을 언급한 것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10일 국회에서 "필담 가지고 (두 수석을) 두 번을 세워서 사과시켰다. 벌을 두 번 준 것이다. 대통령의 수석 참모이지 않으냐"며 "의원들 사이에서 부글부글하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이어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것은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공세를 막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드러난 것을 보면 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