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유족들 총의 모인 게 아니라… 유족에 대한 예의 아니다" 반대국민의힘 "민주당, 정쟁과 패륜만 보여… 유족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의당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영정 공개 주장에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견해를 표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정치권에서 영정과 명단 공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유족들의 총의가 모여서 진행이 된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정치권이 앞서 (명단 공개를 주장하는 것은) 슬픔에 빠진 유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느냐"며 "내 아들의 이름과 얼굴을 가리지 말라는 오열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올해 2월 광주 서구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당시에도 실제 분향소에 영정과 위패 없이 조문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이 민주당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영정 공개 주장에 거리를 둔 셈이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도 10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은 유족들이 제대로 뭔가 슬퍼하고 애도할 수 있는 기간을 갖지 못한 상황"이라며 "(희생자 명단 공개는) 예의와 배려의 측면에서 다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보면서 시민들도 받은 상처가 크다. 그런데 그분들에게 한 번 더 상처를 주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명단 공개 주장에 "제발 이성을 회복하라"고 일갈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참사를 어떻게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략과 정쟁과 패륜만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희생자 가족에 대한 아픔과 공감이 보이지 않는다. 자제를 거듭 요청한다"며 "(유족의) 상처를 덧내고 소금을 뿌리는 일, 민주당은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이 휴대전화로 받은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낸 해당 메시지에는 "유가족과 접촉을 하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사진·프로필을 확보해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문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언론에서 보도한 저의 핸드폰 사진은 개인 간 텔레그램이며, 저에게 보내온 메시지를 읽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이어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저는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하여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