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싱하이밍 접견 "한반도 평화, 中 국가이익에도 부합… 역할 해야"北 도발 일삼는데… 中 "평화는 우리 염원, 자극 말고 대화로 해결" 주장
  •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과 관련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게 "우리는 그대로 앉아서 쳐다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일종의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中 대사에 "한반도 안보환경 매우 엄중"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싱 대사를 접견한 후 "한반도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하다"며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탄도미사일이 발사됐고 탄착지점도 우리 영해 인근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이것은 심각한 도발이기 때문에 결연히 응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공대지미사일로 똑같이 응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3일 오후 9시35분쯤부터 9시49분쯤까지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같은 날 오전 동해상으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추가 무력도발이다.

    북한은 또 지난 2일에는 동해와 서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방사포 등 125발을 쏘며 도발했고, 1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NLL 이남 26km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에 우리 군도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했다.

    "무력도발 계속하면 그대로 앉아만 있지 않을 것"

    정 위원장은 "(싱하이밍 대사에게) 북한이 무모한 무력도발을 계속하면 우리는 그대로 앉아서 쳐다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며 "한반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것은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되기 때문에 안보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중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이 북한 도발과 관련해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한 것은 중국의 미온적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지난달 2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에 사고가 나면 중국에 무엇이 좋나. 중국은 계속 비핵화, 평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식으로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 비대위원장의 역할 요구에 대해 싱하이밍 대사가 중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며 "비공개 접견 시간에 나눈 이야기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외교적 관례"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올해로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안보환경이 많이 우려된다"며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미 임계점을 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된다고 생각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경제분야에서의 협력을 기대했다. 정 위원장은 "상호 존중과 협력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지난 20년간 중국은 대한민국 제1 교역국이었던 만큼 경제·문화 협력도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中. 북한 도발 계속되는데 "서로 자극 말자"

    싱 대사는 "한반도는 중국과 연결돼 있다.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염원"이라며 "불안한 정세에 우리도 걱정스럽다. 우선 다 냉정하게 하고, 서로 자극하지 말고 대화로 해결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싱 대사는 이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5년 임기 확정 행사(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제2의 100년의 목표를 진행하기 위해 잘 노력하겠다. 중국은 보다 개방될 것이고 경제 쪽으로 여러 가지 좋은 조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해당 행사에서 공산당원 대표 2000여 명이 만장일치를 이뤘다고 했으나,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우려해 퇴장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지난 1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45분간 비공개 접견했다. 이날 싱 대사와는 25분간 접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말을 굉장히 잘해 통역이 없었다"며 "시간적 부분에 있어 다른 해석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