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장, 박지원 이전엔 국정원장으로부터 첩보 삭제 지시 받은 적 없다고 답변""中 간체자 쓰인 구명조끼 국내에 없고, SI에 '월북' 들어가 있다" 국정원장 답변
  •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뉴데일리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뉴데일리
    국가정보원은 26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감청 정보 보고서 46건을 삭제했다는 의혹과 관련 "국정원장이 임의로 삭제가 가능하지만 이전까지 국정원장이 그런 일을 지시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국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정원 측이) 국정원 메인서버는 보고서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했고, 첩보를 저장하거나 배포하는 서버에서는 자료 삭제가 가능하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은 두 가지 서버가 있는데 첩보를 저장하거나 배포하는 서버가 하나 있고, 국정원 메인 서버가 있다"며 "국정원 메인 서버는 보고서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국정원 측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 담당 국장이 박 전 원장의 지시 이전에 본인이 근무하는 동안 국정원장으로부터 직접적인 첩보 삭제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다만, 윤 의원은 "국정원장이 첩보에 대한 임의 삭제가 가능하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는 박지원 전 원장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첩보의 무단 삭제를 지시했고, 박 전 원장 이전 국정원장들은 이런식의 첩보 삭제 지시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첩보 관련 보고서 46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등)로 지난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8월에는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입고 있던 한자(漢字) 구명조끼에 대해선 김규현 국정원장이 "그와 같은 조끼는 국내에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장이 구명조끼에 (중국어) 간체자가 쓰여 있었는데 그와 같은 구명조끼는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며 "검찰이 수사 중인 부분에 대해 국내에는 그 같은 구명조끼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안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피격 사건의 주요 정보들을 SI(특별취급정보) 첩보를 통해 파악하고 SI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북'이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유 의원은 "(국정원에 대한 질의가) 거기까지 나아가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북한 7차 핵실험 동향에 대한 국정원의 업무보고도 있었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미국의 11월 중간 선거 전(11월7일)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저번에 말했는데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구체적인 추가 도발 정황 등에 대해선 국정원의 보고가 있었지만 여야 간사는 보안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감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이전에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관련부처에 전파했다고 밝혔지만, 오후 국감에서 답변을 정정했다.

    유 의원은 "사전 동향은 8월12일에 미리 파악했으나 그 주에 8·15 연휴가 있어서 실제 관련 부처에는 8월16일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