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이해진·박성하, 국회 출석해 '카카오 먹통' 사과김범수 "무료 서비스·소상공인 등 일괄보상 검토할 것"SK 최태원, 불출석에…정청래 "고발·동행 명령 등 검토"
  •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 장애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 장애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박성하 SK C&C 사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에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점에 대해 일제히 고개숙여 사과했다.

    당초 증인으로 채택됐던 최태원 SK 회장은 포럼 개최와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최 회장의 출석을 재차 촉구하며 "불출석 시 여야 간사가 고발, 동행 명령 등의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이날 주질의에 앞서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박성하 사장, 김범수 센터장, 이해진 GIO 등 데이터센터 화재 책임자들에게 사과와 피해복구, 재발방치 대책에 대해 발언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가장 먼저 마이크를 넘겨 받은 박 사장은 "사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보상과 관련해선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의하려 한다"며 "관련 그룹과 협의할 계획이 있다.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침묵을 이어오던 김 센터장도 입을 열었다. 김 센터장은 "서버 이중화 조치는 진즉에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제공이 미흡했던 것이 있었다"며 "불편을 끼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는 처음 수익을 내는 시점부터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투자 결정시점인 2018년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이 기간이 4년~5년정도 걸리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기업 수준의 동일한 서비스 안정성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망 이중화 미비 지적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는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또는 그 이상의 서비스를 지급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톡과 같은 무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선례가 없어서 피해사례 접수를 받는 대로 정리해 진행할 것"이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해진 GIO도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네이버도 일부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메뉴얼대로 빠르게 서비스를 복구했지만, 앞으로 더 점검하고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일반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최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살펴보니 이유 같지 않은 이유"라며 "지금 국내에 있고 서울에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다. 다른 증인들은 출석하였음에도 이 자리에 나오지 않는 것은 누가 봐도 국민적으로 기업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조속히 국회로 출석해달라"고 최 회장에 촉구하며 불출석을 대비해 과방위 여야 간사들에게 "검찰 고발, 동행명령 등에 관한 조치를 오늘 국감이 끝나기 전에 처리할 수 있도록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최 회장은 21일 4장 분량의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포럼 개최와 엑스포 유치전 등을 사유로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해왔는데, 국회 과방위는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며 불출석 사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이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진행된 질의에서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을 두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김 센터장을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센터장을 향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초심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미사여구가 아닌, 지금 본인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생각하시라"고 질타했다.

    허 의원은 또 "무료로 운영되는 카카오톡이 카카오 전체 서비스의 뿌리이고 출발점이다. 그런데 김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 보상은 선례가 없다고 한다"며 "1년째 그 초심을 찾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발생한 KT 아현 통신국 화재를 언급한 허 의원은 "피해 증빙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도 일괄적인 지원금 지급을 검토했다"며 김 센터장을 향해 "카카오도 그럴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센터장은 "일괄적인 규모의 지원금 지급도 검토하겠다"면서도 "어떤 피해와 유형인지에 따라서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 위원장도 김 센터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허 의원의 지적에 힘을 보탰다. 그는 "김범수 증인은 무료 서비스 부분을 말하는데 카카오 수익은 (카카오 무료) 가입자 수가 많기 때문인 것"이라며 "무료 서비스, 유료 서비스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지금 카카오가 이익을 얻는 구조에 반하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증인의 답변 태도는 공손해 보이지만 내용은 제가 봐도 불만이 생긴다"며 "무명용사 개념을 아느냐. 그런 분들 없으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 무료 서비스가 없었다면 오늘의 카카오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더 많은 피해 보상 할수록 더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무료 서비스니 아니니 자잘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담대하고 통 크게 국민들 마음 얻는 자리로 활용하라"고 일침했다.

    한편, 김 센터장은 경영복귀설과 관련한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창업자로서 지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할 것"이라면서도 "전문적인 영역에서 현 전문 경영인이 저보다 훨씬 더 역량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경영복귀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