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랑하는 형제들이 나를 핵심주범으로 몰아… 가짜 변호사 보내 감시나 하고""정진상이랑 유흥주점에서 술 마신 게 100번은 돼… 이재명이 돈 전달 몰랐을리 없다""다 실토하고 내 죗값은 내가 받겠다… 이재명이 명령한 거는 이재명이 죗값 치러야"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언론을 통해 그간의 소회와 심경을 밝혔다. 그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을 직접 전달했다고 말하며, "이재명 대표가 이를 몰랐을리 없다"고 단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렇게 사랑하는 형제들이 그런 짓을. 1년 동안 생각을 해봤다"고도 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그의 핵심 측근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웃기다. 옛날에는 동지였는데"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대장동 개발 특혜의 핵심주범으로 모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남욱 변호사에게 8억을 받아 김용 부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나"라고 묻자 "내가 지은 죗값은 받겠다.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 받을 거고. 그 사람들이 지은 죄는 그 사람들이 벌 받을 것"이라고 작심한 듯 말했다. 김 부원장으로부터 요구받은 돈은 20억이지만, 최종적으로 전달한 돈의 규모는 6~7억 정도라고 했다.

    "그 돈이 대선자금으로 쓰였나"란 질문에는 "내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까 그것뿐"이라면서도 "가릴 수가 없을 거다. 가릴 수 없으니까 두려운 거다"라며 대선자금 유용 의혹을 부인하지 않았다. 돈을 전달한 시기는 지난해 대선 경선 때라고 말했다.

    "2014년에도 김용에게 1억 전달했나" 질문에 "그건 새발의 피"

    2014년에도 1억원을 김 부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시인했다. 그는 "그건 '새발의 피'다. 내가 거짓말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며 "돈을 요구해 가지고 실컷 받아쓸 때는 언제고 만난 적도 없다? 내가 유령을 만났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과도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번 낸 적이 없다. 정진상.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면서 "정진상은 빚도 하나 없이 아파트 얻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한가. 나는 월급을 1000만 원씩 받았는데 남은 게 3000만 원이고 빚은 7000만 원"이라고 정 부실장과 자신을 비교하며 신세 한탄을 하기도 했다.

    또 검찰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약속받고 거짓 진술을 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도 일축했다. 그는 "내가 빠져나가려고 그런다고? 그렇게 안 된다"라며 "그냥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을 받고. 내가 안 한 거는 덮어 쓰면 안 되고. 이재명(대표) 명령으로 한 거는 이재명이가 써야 될 거고. 그렇지 않나. 이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작년 대장동 수사 초기엔 지금과 입장이 달랐던 것 같다"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지켜주려고 그랬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측과 민주당이 수감 중인 자신에게 보인 행동에 크게 배신감을 느껴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감옥 안에 있는데 가짜 변호사 보내가지고. 내가 검찰 가면 무슨 말 하나. 동정이나 살피고 (그랬다)"며 "내가 쓸데없는 걸 지키려고 내 가족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에 대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그간의 모든 일을 모두 실토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내가 벌을 받을 건 벌을 받고. (형량) 깎아주는 거 원하지도 않는다. 내가 지은 죄만큼. 가족들한테 우리 아이들 오래 좀 맡아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숨길 수 없는 '시작'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내가 한동안 그렇게 살았던 게 참 바보 같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작은 돌 하나 던지는데 저렇게 안달이다. 정말 큰 돌 날아가면 어떡하려고"라고 말헀다. 

    이재명 대표가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10원 한 장 받은 게 없다? 초밥이 10원은 넘을 것"이라며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