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8일 교섭단체대표 연설… 尹 '비속어 논란' 공개비판MBC '정언유착' 논란엔 "언론과 야당에 책임 씌우려는 시도"김기현 "이재명은 3자 뇌물 혐의… 최측근 이화영 구속" 맞불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취임 한 달을 맞는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오르는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 등을 언급하며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일어난 이른바 '비속어 발언'을 공개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며 자신의 상징적인 정책인 '기본소득'을 꺼내들었다. "이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삶'이 아니라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대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며 "기본사회 정책이 대한민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기본소득'과 관련,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미래 앞에는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없다"며 "불안과 절망이 최소화되는 기본사회를 향해 함께 준비하고 함께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 정강·정책 제1조 1항에도 기본소득을 명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완 약속,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 그게 바로 노인 기본소득"이라고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월 15만원의 농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도 8개월 만에 인구가 약 9% 증가했다"고 소개한 이 대표는 "시행 중인 아동수당은 물론, 윤석열정부가 추진하는 월 100만원의 부모 급여도 아동 기본소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이른바 '비속어 논란'과 관련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다짐했다.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고 전제한 이 대표는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다. 국익 우선, 실용외교의 원칙 아래 경제영토 확장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되, 국익과 국가 위상 훼손에는 강력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 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고 맹공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논의와 한·미 통화 스와프는 순방의 핵심 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자막 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밖에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헌도 제안했다. 개헌 내용으로는 ▲4년 중임제 ▲결선투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생명권·환경권·정보기본권·동물권 도입 ▲직접민주주의 강화 등을 제시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을 방어용이 아니라 선제공격용으로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은 충격적이고 심각한 문제"라며 "현실적 대안으로 '조건부 제재 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 행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그릇된 관행과 태도에는 단호하게 변화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 ▲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핵폭탄급 사법 리스크'라고 공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성남FC 뇌물성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도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어제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구속됐다"며 "이재명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의혹사건은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변호사비 대납 의혹, 권순일 대법관 재판거래 의혹 등 10여 건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쯤 되면 '핵폭탄급 사법 리스크' 아니냐. 오죽하면 이재명 대표를 적극 지원하던 김어준 씨조차 '이재명 말고 제2의 인물을 키워야 한다'고 했을까"라고 꼬집은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 한 사람 살리려다 민주당도 함께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연설과 관련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이 대표가) 너무 이상적인 것을 많이 말했다"며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 같다"고 비야냥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마친 후 '이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