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 역설… 지도자 위상 보여""쉬운 단어 어렵게 써, 난해했다"… 민주당은 혹평
  •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국제사회에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지만, 야권에서는 '북한'과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대한민국 정상화 선언"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1일 논평을 내 윤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자유와 연대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알리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외교 방향을 분명히 했다"며 "북핵 위협, 펜데믹 극복, 평화 유지를 위한 국제사회 일원으로의 책임 등을 역설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지도자로의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보편적 가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를 총 21번 언급했고, '평화'는 9번, '연대'는 8번 언급했다. '핵무기'는 1번 나왔지만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로 "대통령께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제의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한마디로 '대한민국 정상화 선언'"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의원은 "뜬구름 잡는 것 같이 허황된 종전선언 등의 막장 연설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팽' 당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비하면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와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라는 윤 대통령의 확실한 대북 비핵화 메시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 위협에도 굴종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해 자유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천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울림 크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연설이 "자유와 연대라는 키워드로 연설을 했는데 울림은 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자유와 연대라는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을까 싶다"며 "연설문이 난해해서 한 두세 번 읽었다"고 혹평했다.

    이어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판단"이라고 진단한 윤 의원은 "그런데 그 전략적 판단을 하더라도 그 다음 스텝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알고 있고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안 보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앙꼬 빠진 찐방"이라며 "남북 간에 연합과 연대를 뺀 상태에서 연대를 말씀했기 때문에 공허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 민족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라며 "윤 대통령의 외교인식에 매우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당 "한반도 평화 패싱"

    정의당은 윤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연설은 한마디로 한반도 평화 패싱"이라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말하지 않은 적이 없다. 한반도의 평화는 대한민국에, 동북아와 세계평화와 경제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의 비전이 아닌 자유만을 거듭 외친 진짜 이유는 담대한 구상의 구체적 로드맵이 없기 때문인가?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한 북한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국제 협력과 평화를 논의하는 유엔총회에서 우리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패싱은 아쉽고 우려스럽기까지 하다"며 "21번이나 등장한 '자유'에 대해 외교적 균형과 실리의 필요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