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정무수석, 이재명 새 대표 접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전화尹, 민생입법 협조 요청… 李 "성공한 대통령 되시길" 3~4분간 통화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신임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통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수행하시는 데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0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로 이같이 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사전 조율 없이 즉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통화는 이 수석이 이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 주는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약 3~4분간 이어졌다.

    이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 난을 전달하고 비공개 회동 후 "여기(민주당 대표실) 안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이 대표에게) 바꿔 드렸다"며 "통화를 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자리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이진복 수석이 '대통령께서 통화하고 싶어합니다'라고 말하자 이재명 대표가 '네, 좋습니다'라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 홍보수석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양산을 어제(29일) 다녀오셨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분 안부가 괜찮으신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 만들어 모시겠다"며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건승을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 대표도 문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를 강화한 윤 대통령의 조치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화답했다고 한다.

    이 수석은 "(이재명 대표가) 어제 평산마을을 다녀오고 나서 '(경호 강화를) 도와 줘서 고맙다. 평산마을이 조용하더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도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고, 이 대표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의 사저인 평산마을을 다녀왔는데 (시위 제한으로) 조용하더라,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또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민생입법과 관련해서는 서로 협조하자는 말을 나눴다"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 없이 만나면 좋겠다,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한 뒤 전화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8일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에서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드린다"고 촉구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은 지양하는 분위기다.

    통상적인 영수회담 방식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단독 회담으로 진행되는데,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 지도부 면담'을 선호하는 모양새다.

    이 수석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요청과 관련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가 아니니까 '영수회담'이라는 말은 안 맞는다"며 "앞으로 일정을 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