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법사위 전체회의… 한동훈·박범계 전현직 장관 '출장 공방'김의겸 "미국 법무장관 큰 결례… 美 장관이 한동훈 우습게 본 것"한동훈 "주 목적은 FBI 국장 만남… 그쪽에서도 충분히 예우했다"
  • ▲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9일 전체회의를 연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출석해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 장관의 '해외 출장'을 두고 신경전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이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다녀온  미국 출장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전임 장관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장관 시절 다녀왔던 미국·독일 출장을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한 장관 역시 민주당의 공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野, 한동훈 미국 출장 지적에… 與, 박범계 장관 시절 출장 꺼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질의 과정에서 "한 장관의 미국 출장을 두고 민주당이 공세를 많이 한다. '비용을 많이 썼다'는 공세가 대부분"이라며 "한 장관의 미국 출장과 전임 장관의 미국·독일 출장에 대해 항공비 등 자료 제출을 받았는데 이전 박범계 당시 장관 때보다 상당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항공료가 꽤 올랐다"며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라 항공권을 낮게 책정하고 수행원의 숫자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은 전임 법무부장관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8일부터 6일 동안 독일에 출장 갔던 점과 비교하며 비판에 나섰다. 

    조 의원은 "임기 말 법무부장관이 지역 공약으로 한 것이 스타트업 파크인데 공교롭게 독일에서도 스타트업과 관련해 말을 많이 했더라"며 "장관 출신 정치인이 국회에 돌아와 외유(해외 출장)를 가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독일 일정은 법무부에 스타트로(Startlaw)라는 스타트업 창업법률지원 플랫폼과 관련된 일정이었다"며 "미국과 독일에 다녀온 모든 일정을 자세히 다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한 장관이) 취임 며칠 만에 미국에 황급히 다녀올 이유가 있었는지, 비용문제를 떠나 여러 일정 중에 평일에도 빈 일정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제가 얼마나 타이트하게 다녀왔는지를 충분히 공개할 용의가 있다"며 "그런 보고서도 법무부에 남겨뒀고, 한 장관이 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같은 취지에서 현임 장관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野 "한동훈 우습게 본 것" vs 한동훈 "충분히 예우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의 해외 출장과 관련, 한 장관이 미국 법무부장관을 만나지 못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 장관은 미국 출장 당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을 비롯해 케네스 폴라이트 2세 차관보 겸 형사국장, 조너선 캔터 차관보 겸 반독점국장 등을 만났지만 메릭 갈랜드 법무부장관은 만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장관이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느라 한 장관을 못 만나겠다고 법무부 홈페이지에 띄워 놨는데, 수술은 7월7일이고 한 장관을 만나기로 한 것은 7월1일"이라며 "의사들에게 물어보니 국소마취 후 30분 만에 끝나는 수술인데, 한 장관을 미국까지 오게 해서 워싱턴 바로 앞 지척에 있는데 약속을 취소한 것은 너무 큰 결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출장의 주된 목적은 법무부장관과 만남이 아닌 FBI 국장과 만남이었다며 "(법무부장관 면담은) 7월11일 이후로 잡아 달라고 미국의 재요청을 받았는데 제가 11일 이후까지 남기에는 출장이 길어지니까 (못 만났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미국 장관이 한 장관을 우습게 봤다"며 "장관을 못 만났으면 넘버 2라도 만나야 하는데 차관도 못 만났고 (한 장관이 만난 사람들은) 차관보인데, 미국 법무부에 차관보가 12명"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반독점국장과 형사국장 둘 다 상원의 인준을 받는 차관보로 그쪽에서도 충분히 예우했다"며 "(차관보인) 반독점국장의 지위가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수진 의원은 박범계 의원의 법무부장관 시절 미국 출장 사례를 언급하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 

    조 의원은 "(한 장관 미국 출장은) 갈 필요도 없었고 국장이 갈 사안인데 왜 갔는지 모르겠다고 일방적 질문을 하는 것은 현안 질의에 맞지 않다"며 박 의원이 장관 재임 당시인 지난해 11월17일부터 8일 동안 '한반도 평화관계 구축 논의'를 목적으로 미국 워싱턴에 출장 간 사례를 꺼냈다.

    조 의원은 "이때는 정기국회 중이었다"며 "통일과 관련해 법무부장관이 워싱턴에 가서 말하는 것이 직접적인 현안인가. 이것이야말로 시급하지 않은데, 법무부장관 출장 중이기에 문제 삼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