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18일 국회 업무보고… 여가부 폐지 방침 재확인"여가부, 세대·젠더 갈등 해결 못해… 분명히 폐지""버터나이프크루도 폐지 예정… 권성동 지시 때문은 아냐"
  •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회계연도 결산보고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회계연도 결산보고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여가부 폐지에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인 '버터나이프크루'도 폐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가부 폐지' 질문에…"분명하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가족 유형별 맞춤형 지원 강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디지털 기반 청소년 활동 활성화 및 위기청소년 지원 과정 체계화 △5대 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 강화 및 권력형 성범죄 근절 등이 핵심 추진과제라고 밝혔다.

    이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를 위해 장관을 한다고 했지만, 오늘 인사말을 보니 핵심 추진 과제에 여가부 폐지 내용이 없다"며 "장관으로 있으면서 여러 업무를 들여다보면 여가부 역할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의 "(여가부를) 왜 폐지해야 되는가"라는 질문에 김 장관은 "여가부가 호주제 폐지나 친고제 폐지 등 성과를 낸 부분은 저도 여가위 간사로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지만, 세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답변했다.

    "세대 갈등이나 젠더 갈등은 지금 여가부의 틀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김 장관은 "중요 과제들을 어떤 틀로 하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거버넌스를 갖고 가는 것이 좋은지 검토해야 될 시점"이라며 여가부 폐지에 찬성하는 견해를 보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여가부 폐지와 조직개편에 대한 대통령과 장관의 의지가 분명한가"라는 질문에 김 장관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조직개편을 위해 전략추진단을 설치해 정책수요자인 국민의 의견과 타 부처 의견을 듣고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는 "6월17일 전략추진단을 설치해 제가 직접 주재한 회의가 11번"이라고 답했다.

    "버터나이프크루,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김 장관은 또 '버터나이프크루'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이 역시 폐지한다고 밝혔다.

    버터나이프크루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출범한 여가부의 시민참여 사업으로, 크루로 선정될 경우 여가부의 지원을 받아 캠페인 진행, 콘텐츠 제작 등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4년간 413명이 참여했는데 남성은 45명, 10%대에 불과하고 심지어 2020년 2기 때는 남성이 한 명도 없다"며 "갈수록 신청 인원조차 계속 줄고 성별 편중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6월30일에 4기 사업이 그대로 시작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제기해 주신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계약이 다 체결이 돼 여성가족부 수장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업이라고 생각을 했고, 제가 여성가족부장관으로서 이것은 사과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똑같은 단체가 계속해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가 어려워 정부의 재정은 민간이 할 수 없는 시스템 구축이나 제도 개선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버터나이프크루는 우선순위가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을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과 이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개편으로도 사업 한계 극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김 장관은 "중지 방향으로 서로 의사를 얘기하고 있고, 현재는 계약관계 규정에 따라 정산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사업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버터나이프크루에 비판적 견해를 보인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성평등과 페미니즘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자기 돈으로 자기 시간 내서 하면 된다"며 "왜 이념을 내세워서 세금을 받아 가려고 하는가"라고 질타한 바 있다.

    "버터나이프크루 폐지, 권성동 때문 아냐"

    이에 버터나이프크루 폐지가 권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김 장관은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권 원내대표와) 통화한 것은 맞지만, 버터나이프크루가 특정 이념에 사로잡혔다고 보고한 것은 아니다"라며 "권 원내대표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은 그 후인 것 같고 제게 전화한 것은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어 "당과 정부 간에 충분히,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여가부장관과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