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이 충분하다 느낄 때까지 총력대응… 신속 피해 복구" 약속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현장을 직접 찾는 등 신속한 복구와 정부 차원의 적극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예정됐던 일정을 변경해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인명피해 예방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피해 현장을 찾아 사고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던 중 반지하 주택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서 "하천 관리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찰과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집중호우로 신림동 반지하 건물이 침수하면서 이곳에 거주하던 한 발달장애 가족 3명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신림동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에 주거안전 문제 종합 점검 및 근본적인 대책, 피해 이재민의 일상회복을 위한 충분한 지원 등을 당부했다. 또 환경부에는 국가하천·지방하천·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할 것과 배수조 설치 등 저지대 침수 예상지역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당초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수도권 등 중부지방 호우 소식에 계획을 변경,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이곳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 윤 대통령은 "이번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우리나라 기상 관측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는 이상기상이 일상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의 재난 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산사태 취약지역, 저지대 침수우려지역 등을 언급하며 "이런 지역에 대한 선제적 통제를 실시하고 비상 상황에 따른 도로 통제 정보를 주민들께 신속히 안내해서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 윤 대통령은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상황 종료시까지 (행안부 등 관계당국에) 총력대응을 당부드리고 국민들께서 충분하다고 느끼실 때까지 끝까지 조치를 해 주시기를 당부"했다.

이어진 국무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은 "관계 부처는 신속한 복구와 피해 지원, 그리고 주거안전에 문제 있는 주거취약지역과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실 것"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안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통화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일각에서는 왜 어제 현장이나 상황실을 방문하지 않았느냐, 이런 지적이 나오지만 어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졌고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면) 현장의 모든 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대통령께서는 집에서 전화를 통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자택 주변이 침수돼 곧바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 것과 관련해 이같이 해명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초구뿐만 아니라 서울·경기·인천 곳곳에서 피해가 많이 있었고, 그런 점에서 대통령도 이번 피해를 체감할 수 있었다"며 "더욱 더 긴박하게 긴밀하게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