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그간 조기 전대론에 선 그었으나…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견해 바꿔당권 두고 김기현과 대결 성사… 차기 지도부가 2024년 공천권 행사'앙숙' 이준석 향해 "본인과 당을 위해 멈춰야… 윤핵관도 李가 만든 말"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간 조기 전당대회에 선을 그었던 안 의원이 당 지도체제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이 가시화하자 기지개를 켠 것이다.

    당 대표직을 두고 김기현 극민의힘 의원과 대결이 성사되면서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휘두르는 지도부를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안철수, 차기 당권 두고 김기현과 대결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지막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후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전당대회가 몇월에 열릴지 모르겠지만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저는 합당 이후로 또 합당 전에도 아주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해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대중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안 의원은 "그런 일을 하는 데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 당권 도전과 관련한 견해를 내비친 바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이후 당 지도체제를 두고 혼란상황일 때도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지지를 선언하며 조기 전대론을 불식시켰다.

    안 의원은 그러나 당이 극심한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주호영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작업에 속도를 내자 차기 당권주자로서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비대위 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국민의힘 지도부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휘두르는 막강한 권력을 쥔다. 국민의당이라는 공당의 대표였다가 국민의힘과 합당 후 존재감이 약화한 안 의원으로서는 차기 당권은 단숨에 자신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다.

    "전대 일정, 밀어붙이면 좋지 않아" 김기현에 견제구

    안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 "어떤 분은 9월, 어떤 분은 11월 아니면 1월 등 여러분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세 개 정도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결론이 나온다고 본다"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저는 개개 정치인이 전당대회를 몇 월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갈등의 소지가 있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전제한 안 의원은 "어떤 한 사람 주장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조기 전대론에 불을 붙이는 김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당 지도부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중립적인 인사들까지도 이제 더이상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느냐"며 "여기서 좌고우면하기보다 정부·여당이 빨리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 보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향해서는 "옆에 있던 분들도 떨어져나갈 우려" 자중 조언

    과거 같은 지역구를 둬 앙숙인 이 대표를 향해서는 "이 대표는 당의 귀중한 자산이고 이번에 의혹을 잘 해결하고 좀 더 거듭나는 그런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소송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강행하다 보면 거기에 대해 옆에 있던 분들까지도 사실 떨어져나갈 우려도 있지 않나. 이제는 본인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 멈춰야 할 때"라고 자중을 조언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후퇴론'을 두고는 "윤핵관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준석 대표가 만든 말"이라며 "당 내부를 서로 분열시키는 그런 용어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는 그런 말들을 안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상처 난 당을 화합할 수 있는, 사람들의 뜻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비대위원장이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 거기에 따라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