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만5천여명·위중증 환자 144명·사망자 17명서울역광장·사당문화회관 임시 선별검사소 25일부터 재개…수도권 55곳·비수도권15곳 시민들 "불편하지만 감기처럼 일상돼" "방역지침 강화는 무용지물" "개인에게 맡기자"백순영 교수 "거리두기 하더라도 재확산 못 막아, PCR 검사조건은 완화 필요"
  • ▲ 25일 오전 10시 동작구 사당문화회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오후1시부터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준비를 하고있다.ⓒ서영준 기자
    ▲ 25일 오전 10시 동작구 사당문화회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오후1시부터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준비를 하고있다.ⓒ서영준 기자
    "의료진으로서 이번 여름엔 방호복 안 입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사람들이 현 상태에 익숙해져서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건 힘들 것 같다" 
    "새 변이의 치명률 낮고 자영업자 어려움 고려할 때, 더 강한 규제나 제재는 안 된다. 개개인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일주일 단위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자 자취를 감췄던 임시 선별검사소가 전국 곳곳에서 다시 등장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25일 재개한 서울역광장(서울시 중구)과 사당문화회관(동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아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대부분 일상회복으로의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방역 지침이 강화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 ▲ 오후 1시가 되자 시민들이 PCR 검사를 하기 위해 사당문화회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로 들어서고 있다. ⓒ서영준 기자
    ▲ 오후 1시가 되자 시민들이 PCR 검사를 하기 위해 사당문화회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로 들어서고 있다. ⓒ서영준 기자
    25일 오후 1시 서울시 동작구 사당문화회관 1층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선 PCR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이 접수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검사를 마치고 나온 A씨(32)는 어젯밤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터라 피부 곳곳에 새빨갛게 탄 자국이 많았다. 

    그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어떤 점을 더 개선했으면 좋겠나'는 질문에 "임시선별소를 늘이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거리두기 시행과 같은 방역지침을 강화하는 것은 무용지물 같다"면서 "이미 감기처럼 일상 속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는데 굳이 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인근 사회복지관에서 같이 일하며 검사도 함께 받으러온 B씨(40대·여)와 C씨(50대)도 같은 입장이었다. B씨는 "거리두기 해제 후 술집과 카페 등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여름휴가철도 시작됐는데 코로나 재확산은 당연한 결과"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C씨도 주변을 가리키며 "이제 어딜 가도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며 "언론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대해 심각하게 얘기해도 일상생활에선 그렇게 느끼진 못한다"고 거들었다. 

    "언론에선 심각하게 얘기하는데… 일상에선 별로 못 느껴"

    그러면서 B씨와 C씨는 방역지침이 강화되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치명률도 낮고, 주변에 자영업자 분들이 코로나 때문에 피해입은 걸 많이 봐와서 지금보다 더 큰 제재는 안될 것 같다"면서 "개개인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33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 탓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의 땀방울은 멈출 새가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 D씨(33·여)는 작년 여름엔 마포구 근처 보건소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방호복을 착용하면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며 "이번 여름엔 방호복을 안 입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또다시 코로나가 재확산돼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아픈 국민들이 없게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서영준 기자
    ▲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서영준 기자
    서울역광장은 지난 6월30일 이후 1달도 안 돼 임시선별소가 다시 운영되는 곳이다. 서울역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많고 주변에 회사가 많은 곳이라 점심시간인데도 1시간만에 100여명의 시민들이 왔다는 게 해당 검사소 직원의 설명이다.                 

    연구를 목적으로 탄자니아에 갔다가 어제 한국에 도착한 E씨(28·여)는 거주지인 마포구에는 임시선별검사소가 마련돼있지 않아 서울역광장까지 왔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현 상태에 익숙해져서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건 힘들 것 같다"면서 "임시선별검사소라도 여러 곳에 배치돼 접근성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PCR 검사 받으러 왔다 조건 안 맞아 허탕치는 사람들

    E씨는 또 "아까 같이 줄서던 분은 증상이 있는데도 검사 대상자에 해당 안 된다며 그냥 돌아가는 걸 봤다"며 "검사소의 목적이 재빨리 검사를 시행해 확진자를 잡는 것인데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F씨(23)는 외국인 여자친구 검사를 같이 맡으러 왔다고 했다.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인근 병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중이었다. F씨는 "여자친구가 한국말을 잘 못해 혼자 왔으면 훨씬 난감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PCR 검사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 고령자, 코로나19 의심증상자(의사소견서 필요), 밀접접촉자(검사문자 통보), 해외입국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등이다. 관련 증빙서류를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의사소견서가 있어야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 ▲ 2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피검사자들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서영준 기자
    ▲ 2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피검사자들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서영준 기자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해 코로나 재확산을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행하더라도 재유행을 막긴 힘들고, 개개인이 방역지침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짚었다. 

    백 교수는 또 "검사대상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며 "밀접접촉자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도 한계가 있고, 유증상자도 의사소견서가 있어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어 대상 조건을 조금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