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민노총 장악' 권성동 과방위… 경찰국 대치 행안위 장제원野, 김남국·김의겸·최강욱 등 법사위… 10명 중 처럼회가 절반 차지與 "국힘 법사위원장, 견제·균형 복원"… 野 "검사 지배 나라 걱정"
  • ▲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여야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상임위원회 배치를 가까스로 마무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더불어민주당은 '처럼회'를 격전지에 대거 배치하며 상임위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공영방송 정상화 내건 권성동, 과방위로

    25일 국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맡았다. 여당 원내대표 몫인 운영위원장과 정보위원을 제외한 상임위 중 과방위를 선택한 것이다.

    과방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임기문제 등으로 여야의 대립이 예상되는 상임위다. 더구나 권 원내대표는 최근 공영방송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장악됐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당 기조로 내걸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22일 국회에서 "우리 당 의원 중에 과방위 신청자가 없어 원내대표가 제일 비인기 상임위로 강제배정된 것이다.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라고 밝혔지만, 최근 발언을 미뤄 볼 때 권 원내대표는 과방위에서 공영방송 공정보도 확립에 주력할 전망이다.

    당초 법제사법위원회를 희망한 대표적 윤핵관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에 배치됐다. 행안위는 최근 경찰국 신설 등을 두고 경찰 내부의 집단반발이 시작되면서 여야가 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하는 등 초격전지로 꼽힌다.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 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및 재의 요구, 자치경찰제도 운영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경찰국 신설과 관련, 민주당이 '윤석열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을 세우며 저지에 들어간 만큼, 그간 법사위 등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장 의원이 민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국민의힘 대표비서실장을 지내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간 가교 역할을 했던 박성민 의원도 행안위에 합류해 장 의원에게 힘을 싣는다.

    與, 법사위에 윤핵관·법조인 대거 포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아 윤석열정부의 '탈(脫) 탈원전 정책' 기조에 발맞춘 법안 발의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등을 소관기관으로 둔 정무위원회에는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역임하며 '용산 프로젝트'를 이끈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배치돼 간사를 맡았다.

    법사위에는 정점식·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윤핵관 중에서도 법조인들이 대거 포진했다. 박형수·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출신이고, 판사 출신인 전주혜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발탈) 법안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법사위에 대거 배정됐다.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만큼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마지막 단계인 법사위에서 싸울 공격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2020년 6월 활동을 시작한 처럼회는 '검찰청 폐지법' '윤석열 출마 방지법' 등 강경법안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 통과를 비판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지난 5월 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하면서 "처럼회 같은 극단적·교조적 인식을 주는 세력도 외연 확대의 걸림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野, 위원장 내준 법사위에 처럼회·박범계 투입

    법사위에 배정된 10명 중 김남국·김승원·김의겸·이탄희·최강욱 의원 등 처럼회 소속이 절반을 차지했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도 법사위 소속으로 '한동훈 법무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치른다.

    여야는 이날 간사 선임을 위해 첫 전체회의를 개최한 법사위에서부터 신경전에 돌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가 전반기처럼 의회민주주의 실종상태가 아니라 여야 협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국회의장을 (원내) 1당인 민주당이 맡는 점에서 견제와 균형의 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검사가 지배하는 정부, 검사가 지배하는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의 시선이 여전한 가운데 법사위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많이 있는 것 같다"며 "법사위가 과거처럼 정쟁이나 격돌의 장이 아니라 국민 삶과 대한민국 법치주의·민주주의를 위해 토론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여당이 방송 장악을 시도한다며 과방위 사수를 다짐한 민주당은 과방위원장에 강경파 정청래 의원을 배치했다. 또 고민정·박찬대 의원 등 야권 '스피커'를 대거 앞세우며 국민의힘과 대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