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이재명 제외한 후보 7인에게 "당 미래 위해 단일화하자"97그룹, 토론회서 단일화 논의… 박용진 "스크럼 짜기 시작해야"강훈식·박주민·김민석 '유보'… 설훈 '찬성'… 이동학 '반대'
  • ▲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뉴시스
    ▲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뉴시스
    당권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대표후보들이 이재명 의원의 독주를 막기 위한 단일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단일화 시기에 따른 이견은 있지만 대체로 공감대를 이룬 듯한 모습이다. 특히 강병원 의원은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에게 예비경선(컷오프) 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제안하고 나섰다. 

    박용진 "이재명은 쇄신의 대상"

    97그룹 후보인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재선의원들이 주최한 당대표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갔다. 공식석상에서 후보들 간 단일화 이야기가 오간 것은 처음이다.

    먼저 박용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변화와 혁신의 터닝포인트가 돼야 한다. 요즘 논의되는 단일화 이야기"라며 "이번 전대가 쇄신과 변화의 힘을 세울 수 있느냐는 점에서 단일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직감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저는 이재명 의원이 혁신의 주체보다 쇄신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이 누가 흘린 지갑을 주워 가듯 당대표 되는 것은 당으로서도 행복하지 못하고 이 의원 본인도 곤란할 상황"이라고 동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앉은 또래 동지뿐 아니라 설훈·김민석·이동학 후보도 다 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박 의원은 "컷오프 전이든 후든 그림이 그려지는 방향으로 스크럼 짜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박주민과 설전… "이재명 러닝메이트냐"

    이에 '신이재명계'로 떠오른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가치나 당 혁신 방향에 접점이 있어야 한다"고 유보적 의견을 내비쳤다. 이 의원과 단일화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병원 의원은 좀 더 노골적으로 박주민 의원을 직격했다. 강병원 의원은 "언론에서 왜 박주민을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라고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주민 의원은 "어떻게 러닝메이트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당을 바꾸기 위해 나왔다"고 답했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재선의원 35명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이 안 나왔으면 좋겠고, 젊은 지도부로 꾸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박주민 의원이) 특정인에게 패배의 책임을 묻지 말자고 하니 러닝메이트라는 오해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시작 전 강병원 의원은 박주민 의원에게 "이재명은 7월부터 금주냐"고 묻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에서 이재명 의원과 2주 전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명 의원은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금주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당대표 후보 7인(강훈식·강병원·김민석·박용진·박주민·이동학·설훈)에게 "컷오프 이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에 동참해 달라. 당의 미래를 위해 단일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병원 의원은 "연이은 출마의 배경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 당은 패배를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불신의 낙인이 찍힐 것이다' '분열은 심화되고 당의 통합은 요원해질 것이며,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심화돼 중도층이 떠날 것이다' '수권정당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과업을 달성하는 일 역시 불가능하다'는 공통의 문제의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본인 제외 단일화 논의에 '침묵'

    강훈식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조기 단일화와 관련 "지금은 (단일화 관련)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면서도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고,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그것을 열어 놓고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 "지금의 친명·반명 구도에서 단일화에 응하는 것은 새로운 세력교체를 요구하는 나의 소명에도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설훈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강병원 의원의 단일화 제안에 "무조건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민석 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97그룹 단일화가 먼저 이뤄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자신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 간 단일화 논의에 따른 의견을 묻는 질문에 침묵한 채 자리를 떴다.

    한편,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8·28전당대회에서 후보단일화 등으로 중도사퇴하는 후보가 나올 경우 해당 후보의 모든 득표는 무효로 처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