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심으로 당정 뭉쳐야… 의총 결의대로 권성동 체제로 가야""자숙 형태가 본인과 당에 크게 도움"… 전국 순회 이준석에 촉구경쟁자 김기현 "질병도 초기 대응하면 빨리 수습" 새 지도체제 주장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21일 '권성동 원톱' 체제 지지를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직무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조기 전대론에 불을 붙이는 김기현 의원과 배치되는 주장으로, 유력한 두 후보의 견해가 엇갈렸다. 안 의원은 특히 전국을 순회하는 이 대표를 향해 자중을 촉구했다.

    안철수,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힘 싣기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복합위기를 극복할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며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대로 현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 전대론은 주장하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한 안 의원은 "지금 당장은 당 지도부를 포함한 집권당의 구성원들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모범을 보이고 내부에서부터 일치단결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이 당장 이 대표 공석으로 인한 당권다툼이 아닌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께서 연이어 승리하게 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제한 안 의원은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내로남불로 실망한 국민께서 정권교체로 변화를 기대하셨지만 아직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정권교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약속한 개혁과 민생문제 해결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정권교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당의 안정과 화합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저 안철수부터 국민의힘의 대동단결과 위기 극복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열었을 경우 당 내 기반이 부족한 자신이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주장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진행되니 결과 따라 판단해야"

    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현 당대표의 거취가 결정되기까지는 이견 없이 똘똘 뭉쳐서 가는 것이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조기 전대를 아무리 주장해도 현재 당대표가 궐위 상태가 되지 않는 이상 실현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에는 당대표의 궐위 또는 기타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임시 전당대회 등을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이 대표의 징계는 당대표 사고 상태이므로 이 대표가 스스로 사퇴해야만 전당대회를 열 수 있다. 상임전국위원회 등을 열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방법도 있으나 6개월 뒤 당대표가 돌아오는 상태에서는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대표가 의혹을 해소하면 복귀하는 것이 맞으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의혹이 조만간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의 거취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거취를)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권을 염두에 뒀다는 식으로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호남·부산·강원 등 전국을 순회하는 이 대표에게 자중을 촉구했다. "정치인이 정치적인 어떤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면서도 "다만 널리 알리고 그런 것보다는 자숙하는 형태가 이 대표와 당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가급적이면 자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특단의 위기의식 가지고 대응해야"

    안 의원의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지지 선언은 유력한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의 주장과 상반된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동반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치로 새 지도체제 출범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복귀하면 그동안 윤리위원회의 결정이 옳았는지, 진심이 어떤지 아닌지를 떠나서 결국 내부의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질병도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면 빨리 수습되고 비용도 적게 들고 고통도 덜 생긴다. 자꾸 시간을 놓고 방치하면 나중에 회복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정권 출범 초기에 특단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