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이재명사단화 우려… 친문계 의원들 잇단 출마고민정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당"윤영찬 "文 당대표 시절 원칙, 상식으로 민주당 새롭게 재건해야"
  •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잇달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장경태·양이원영 의원이 일제히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이 이 의원의 독재를 견제하고 나섰다.

    고민정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 아냐"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깨고 당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나의 민주당'을, 국민들에게는 든든한 '제1야당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고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선거 출마를 결심하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고 의원은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당이며, 자랑스러운 나의 민주당이어야 한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고 의원은 기자회견 후 "친명·비명, 친문·반문 등을 규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차기 당대표의 첫 번째 숙제는 그런 간극을 좁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가르는 문화를 없애고, 통합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분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윤영찬 "견제·균형의 원리 작동돼야"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활동했던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민주당은 정의로워야 한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며 "그 길만이 국민의 신임을 되찾고, 국민을 지키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전직 민주당 출신 대통령을 나열하며 "정의롭고, 정책적으로 진취적이며, 국민 앞에 겸허했던 세 분의 대통령님들처럼 우리 당의 구성원들도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친명계 의원들이 최고위원선거에 대거 출마를 선언하며 불거진 '이재명사단화'도 우려했다.

    "민주당이 민주성을 잃었을 때 국민이 우리를 떠났고, 반드시 이겨야 할 선거에 연이어 패배했다"고 전제한 윤 의원은 "그렇기에 당 내 소통은 모든 방향으로 막힘이 없어야 하고, 의사결정 과정 또한 한 점의 흠 없이 민주적이어야 한다. 당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무조건 이재명당 되는 것"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자기 소신으로 출마한 것"이라며 "이재명 의원 독무대인 상황에서 과감하게 나가겠다고 한 것은 당원 중 한 명으로서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재명사단화' 우려와 관련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며 " 9명 중 5명이니까 무조건 이 의원 당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의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당대표가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출마가 기정사실화한 이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되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친명계 의원이 2명 이상 당선된다고 가정하면 당대표가 지명하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민주당 지도부 9명 중 총 4명이 이재명계 의원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이재명사단'이 완성되는 것이다.

    앞서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6일, 장경태 의원이 10일, 양이원영 의원은 11일 최고위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8·28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후보자 등록을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