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이재명, 누가 납득하겠나"… 민주당, 초선·재선·86그룹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대선·지선 패배와 관련해 개최한 다수의 토론회에서 '이재명 의원의 출마가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민주당 재선의원모임은 '민주당 위기 극복을 위한 평가 토론회'라는 이름 아래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병욱 의원과 신동근 의원의 발제로 시작해 토론회에 참석한 재선의원들의 질문으로 이어졌다.

신 의원은 특히 지방선거 공천 과정과 관련 "상식적 논리를 떠나서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의원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 후 언급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주장에 "반성도 하지 않고 자성도 없는 그냥 이상한 세력으로 국민들께 비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설마 설마 했는데 계양에 (이재명 후보가) 떡하니, 자기 사는 동네도 아니고. 누가 납득이 가겠나"라며 "지역 실정에 맞게 민생이나 복지, 그런 프레임을 갖고 선거를 치렀으면 완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 의원은 "'이재명 후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후보들도 생길 정도"라며 "심지어 이재명 의원은 스스로 지방선거 유세 지원을 다니며 '이번 선거는 이재명을 살리는 선거'라고 말했다. 옆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는 '뜨악해' 했다"고 꼬집었다.

임종성 의원도 '이재명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임 의원은 "물론 (대선에서) 졌을 때는 후보의 책임"이라면서 "지선 졌을 때도 비대위의 책임이 컸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진행 중 타당의 잘한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언급되기도 했다.

임 의원은 "국민의힘은 졌을 때 국민들 앞에 쇼맨십인지 모르겠지만 지도부가 전체적으로 큰절을 하면서 사과한다"며 "국민들한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비대위가 물러났었다면 좀 더 좋은 여건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자당과 비교했다.

김병욱 의원은 "제가 바라본 국민의힘의 최근 2년간 최대 성과는 태극기(부대)로부터의 결별이다. 그것을 했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 우리를 대체하는 집권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병욱 의원은 이어 "강용석과도 손해를 보면서 절연하는 과감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김두관 의원은 "다른 당이 하는 것도 잘하는 것은 따라 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당대회 룰에 관해 언급했다. 

현재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인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에서 일반 국민의 몫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관 의원은 "국민의힘이 일반 국민의 50%, 당원 50% 이렇게 해서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데, 그 점을 우리가 벤치마킹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민주당 86세대가 주축인 더좋은미래(이하 더미래)가 개최한 '대선과 지선 평가 공개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책임론'이 등장했다.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장은 '대선과 지선 평가 공개 토론회' 발제 중 "문재인정부 아래 민심이반이나 구도 문제만 탓할 수는 없다.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못 박았다.

김 소장은 이어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소위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출마'가 선거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뿐만 아니라 서울·경기·인천이라고 하는 선거의 승패가 달린 3개 수도권 단체장 승패에 다 부정적 효과를 줬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개최한 '대선, 지선 평가 및 제안 토론회'는 오전 9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비공개 토론회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연이은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과 계파 갈등을 유발하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체 의견은 아니지만 좀 더 많은 수의 의견으로 모였다"며 "그 대안을 특정 인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새롭고 참신한 지도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