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그룹 전재수도 출마 가능성 열어놔… "이재명, 시대적 효용 다해"민주당 토론회 "이재명, 당 대표 출마하면 총선 참패할 가능성 있어""이재명이 당 내 혁신 말하면 변화 두려워하는 정당으로 비칠 것"
  •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연이은 선거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후보군에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의원들이 떠오르고 있다. 

    당 내에서 기존 후보군이던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의 '한계론'이 제기되자 세대교체론이 부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병원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야"

    강병원(71년생·재선) 민주당 의원은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명이 맡겨진다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으냐"며 "당 내 많은 논의를 통해 좋은 혁신안을 만들어냈는데 이재명 후보, 친문 대표주자, 586 대표주자가 이야기하면 민주당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등장해 당을 바꿔보겠다고 얘기한다면 파급력이 확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일찍이 이재명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 "(불체포특권을 노린 방탄용 출마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꼭 이 선택이 정답이었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재수 "전대 출마 생각 없는 것은 아냐"

    민주당 내에서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주류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민주당 '86그룹' 정치인인 이광재 전 의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70~80년대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의 불출마를 제안했다. 

    3선의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13일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은 6·1지방선거 패배 직후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내 세대교체 후보군으로 꼽히는 '97그룹'에는 강병원·강훈식(73년생)·박용진(71년생)·박주민(73년생)·전재수(71년생)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1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 대표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의 개인적 출마보다 지금 1970~80년대생이 나서야 한다고 제기되는 당 내 흐름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전 의원은 이어 기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이재명 의원 등의 경우 "시대적 효용이 다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과가 있지만 시대적 유통기한이 다 됐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당 대표 출마를) 요청해서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단타 매매'에 비유하며 반대했던 박용진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토론회서 "이재명 전대 출마하면 총선 참패"

    민주당의 선거 평가 및 혁신 방향 토론회에서는 "전당대회에 이재명 상임고문이 출마할 경우 다음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이탄희 민주당 의원 등 초·재선의원 11명 공동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2차 토론회'에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상임고문의 출마로 수세를 자처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 대표는 "이재명 고문은 본인을 위해, 당을 위해 (전대에) 출마하면 안 된다"며 "출마하면 혁신은커녕 어마어마한 갈등 블랙홀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출마 강행 시 '차라리 지선이 더 나았어'라는 수준으로 총선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유 대표는 "대선과 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이 당 대표로 가는 것은 민주적 규범에 안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의원은 전대 출마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회 첫 등원 때 전대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의원은 "아직까지 전당대회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많이 남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친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이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 내 세대교체론과 관련해 "당원이나 국민들 지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다소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친문인 홍영표·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전대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86그룹 중진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대 출마와 관련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