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취임 한 달… 첫 출퇴근 대통령, 소통과 통합 파격행보첫 도어스테핑 대통령… 5·18 기념식 참석, 한미동맹 강화 평가 경제위기 극복이 최대 과제… 북핵·원자재 등 대내외 상황 심각
  •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달을 맞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달을 맞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건국 이후 첫 번째 출퇴근 대통령으로 활발한 소통 행보를 보이며 호평을 받지만, 경제·외교·안보·인선 등 내외의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답 주고받는 첫 대통령

    윤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임 한 달을 맞은 소감으로 "일이 중요하지 한 달 되고 100일 됐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나"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5월10일 취임 이후 다소 파격적인 소통과 통합 행보를 보여왔다. 

    윤 대통령은 구중궁궐로 불리던 청와대를 개방하고 용산 집무실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전례 없는 첫 출퇴근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의 리모델링이 완료되기 전까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윤 대통령은 줄곧 기자들을 만났다. 외부 일정이 있어 집무실 이외의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대통령실 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짤막한 질답을 주고받는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을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진행된 5·18 기념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그의 권유로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99명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5·18 기념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에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흔들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으로는 1997년 김영삼 대통령 이후 첫 제창이었다. 

    취임 11일째에는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역대 새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에 이뤄진 한미 정상의 만남이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11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목표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기 위한 확장억제전략회의체(EDSCG) 재가동과 한미 연합훈련 확대, 미군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대통령실 "취임 30일, 공은 잊고 위기 철저 대비"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풀어가야 할 숙제는 한두 개가 아니다. 

    최근 윤 대통령은 내각 인사에서 검찰 출신을 중용하면서 편중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윤 대통령은 9일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 만한 자리들에 배치를 했고 필요하면 (또 임명을) 해야죠"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상태다.

    경제도 대내외적으로 위기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년 만에 최고치인 5.4%에 달해 서민경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0일 통계청 국가포털통계(KOSIS)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10% 이상인 품목은 93개로 20.3%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에는 43개(9.4%)였으나 올해 1월 61개(13.3%), 2월과 3월은 각각 71개(15.5%), 4월은 85개(18.6%)를 기록하는 등 지속해서 상승 추세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각종 원자재가격도 치솟고 있다. 4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37.8% 증가했다. 원자재 중 석탄·가스·원유·석유제품의 수입액 증가율이 각각 148.2%, 107.3%, 78.4%, 36.0%를 기록했을 정도다. 

    4월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첫 적자(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의 도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8번의 무력시위를 했다. 윤석열정부 들어서도 세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면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시험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대내외적 여건이 심각한 상황에서 취임 30일의 공을 돌아볼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사소한 공은 잊고 시행착오를 철저하게 살펴서 향후 다가올 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