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원하니 희생하기 위해 선거 나왔다는 건 거짓말" 이재명에 직격탄"원내대표선거가 있으면 '누구를 찍어라' 명확하게 기획… 상당히 조직적""주요한 정치적 상황, 특히 당 내 정치적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와""말리고 비판해야 될 사람들이 잘한다는 식으로 방관… 갈수록 심해져""어제 오늘 일 아니다, 아직도 온다" 이낙연계 의원들…'문자폭탄' 호소
  •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6·1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른바 '문자폭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특히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상당히 조직적"이라며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지지자, 갈수록 폭력적" 

    홍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하루에 문자 1000통 이상은 받는다. 많을 때는 2000통 이렇게까지 받고 있다. 과거에도 받아왔지만 갈수록 폭력적이어서 걱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점점 강도가 세지고 있다"며 "(지역구 사무실) 문을 봉쇄하는 대자보를 붙이거나 그 외 사무실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직접 찾아와 항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출입구에는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이 심각한 것 같다"는 문구를 쓴 3m가량의 대자보가 부착됐다. 

    대자보에는 '중앙치매센터 상담'이라며 전화번호와 함께 "치매가 아니라면 당원들과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 한 번 못 받아봐서 열등감에 질투하고 시기하고 헐뜯는 나잇값 못하는 노망난 할배 되는 거임"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이는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딸)'들이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강성 지지자들 뒤에 배후가 있다고 지적한 홍 의원은 "예를 들어 원내대표선거가 있으면 '누구를 찍어라' 이것을 명확하게 기획한다. 상당히 조직적"이라며 "주요한 정치적인 상황, 특히 당 내에서 정치적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그런 것들이 온다"고 부연했다.

    "이런 것들을 좀 말리고 비판해야 될 영향력 있는 어떤 사람들은 그냥 잘한다는 식으로 있다 보니까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이라고 홍 의원은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날 거듭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 "당이 원해서 희생하기 위해 (선거에) 나왔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직격했다.  

    인천 부평을이 지역구인 홍 의원은 "인천시당에 국회의원들이 한 10명 있는데 그중 1명이 인천에 이 고문이 와야 한다며 성명을 내자고 했는데 4명만 (참여)했다"며 "나머지 의원들은 반대했다. 제가 알기로는 당의 70∼80%는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 ▲ 온 홍영표 의원 사무실 앞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부착한 대자보. ⓒ온라인 커뮤니티
    ▲ 온 홍영표 의원 사무실 앞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부착한 대자보. ⓒ온라인 커뮤니티
    "문자폭탄, 어제 오늘 일 아냐"

    홍 의원뿐만 아니라 당 내 다른 친문(친문재인)계 및 친낙(친이낙연)계 의원들도 이재명 의원 지지자로부터 문자폭탄을 받는 상황이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문자폭탄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아직까지도 오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의 조직적인 문자폭탄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친낙계 의원들을 집중겨냥해 문자폭탄을 보낸 바 있다. 당 경선 때 이재명 의원의 대장동 의혹을 제기한 이낙연계 의원들에게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민주당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하루 동안 문자가 1000통 넘게 왔다. 문자폭탄이 아니라 문자폭력"이라며 "뒤에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지난 3월13일 회원 수 82만 명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에는 민주당 의원 약 120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문자총공'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총공격'이라는 이름 아래 집단적으로 문자를 보낸 것이다.

    이 글은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됐고,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문자총공 완료'를 인증하는 글이 수백 개 올라왔다. 

    이원욱 "정치 훌리건들과 거리 둬야"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열성 지지자들과 잠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원욱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6월은 마지막 승부수를 시작하는 때다.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민주당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 측을 공격할 때 사용한 호남 비하 표현이다. '찢'은 이재명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원욱 의원은 "미국으로 떠나며 팬클럽과 만나고 연일 메시지를 내는 이낙연 전 대표, 국회 앞 즐비한 화환과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들에게 달려들어 낙인을 찍는 지지자들에게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재명 의원 모두 지지자들과의 비장한 거리 두기를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마지막 승부수마저 실패한다면 총선도, 대선도 우리는 패배할 것"이라고 우려한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