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현직 기자가 쓴 '혁명가 이승만과 대한민국 건국사'"이승만이 없었다면 자유대한민국은 태어나지도 못했다"
  • 역대 정치 지도자 가운데 이승만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양심 있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선 대한민국을 세운 건국대통령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아직도 이승만을 독재자로 매도하고 역사의 무덤에 매장시키려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이승만을 부패한 '독재자'로만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독립운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승만을 가리켜 미국의 앞잡이라거나 친일파로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심지어 이승만의 경제 분야 업적이 전무하다는 사회의 일각의 주장을 정설처럼 믿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세 번의 혁명과 이승만(도서출판 타임라인 刊)'의 저자는 "이승만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에게 우리 모두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승만은 ▲전제왕정에 대항한 근대화 혁명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한 민족주의혁명 ▲공산주의에 맞선 자유주의 혁명 등 세 번의 혁명을 일으켜 이 땅에 온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운 입지전적인 혁명가"라고 말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 그리고 투쟁의 일대기

    머리말부터 이승만과 그가 세운 대한민국 체제에 대한 긍정을 숨기지 않은 저자는 이승만의 잘못에 대해서도 매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 모두를 포함해도 이승만의 업적이 과오보다 더 크다고 저자는 믿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세 번의 혁명과 이승만'은 한 인물의 평전이라기보다는 한국 근대사 총론에 가깝다. 1871년 신미양요부터 1965년 이승만의 마지막 모습까지 거의 100년에 걸친 격동의 세월을 담았다. 이승만뿐 아니라 근대사 주요 인사들을 상세히 다루려 한 노력이 역력하다.

    특히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전형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까지 드러내고 있다.

    고종은 조선시대 기준으로는 개명 군주였으나 약속 파기를 지혜라고 오판했다. 김구는 지나칠 만큼 겸손하고 애국심이 강했지만 정치력이 부족했다. 안창호는 포용과 자기희생의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작은 비판마저 힘겨워하며 피하려 했다. 이승만은 당대 최고의 인재였고 정치적 혜안이 뛰어났으며 불굴의 의지를 가졌지만 심한 독선으로 몇 번이나 스스로를 위기에 빠뜨렸다.

    그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며 펼쳐가는 개화와 독립운동 그리고 건국의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박진감 넘친다. 저자는 독자에게 전해지는 뜨거운 감동이 영웅들의 한없는 희생과 용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수십 년 기자 생활로 다져진 저자의 필력도 크게 기여했음이 분명하다.

    김좌진이 이승만에게 오로지 각하의 지도를 받겠다는 편지를 썼고, 박용만이 김성수에게 독립군 자금을 받으러 밀사를 보냈으며, 이승만이 건국 노선이 갈라진 다음에도 김구의 큰 허물을 가려주었고, 초대 내각에 들어온 진짜 독립운동가들은 반민특위법을 반대했다는 등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사실들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이다.

    '국부' 이승만에 관한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기 위한 집념의 역작

    저자는 책을 쓴 가장 큰 목적이 이승만에 관한 잘못된 주장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승만의 독립운동 성과를 폄훼하고 있으나, 이승만의 외교는 1933년 제네바 국제연맹 총회 등에서 빛을 발했고,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열강들이 한국의 독립을 약속한 것도 외교독립론의 성과로 보아야 한다.

    이승만이 친미 사대주의자라는 세간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승만은 미 국무부와 하지 미 군정 사령관,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 등에게 치열하게 맞서며 국익을 지켜냈다.

    이승만 정권이 경제 분야에서 딱히 성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승만 정권이 맨손으로 일궈낸 석탄 철강 화학 산업이 훗날 고도성장의 발판이 됐다. 특히 해방 이후 이승만과 경제관료 기업인들이 똘똘 뭉쳐 신생 독립국의 경제적 난관들을 헤쳐나가는 과정은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이다.

    ◆ 저자 소개

    오정환 = 전북 옥구군 성산면 출생. 군산 중앙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한양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전 MBC 보도본부장. 이승만학당 6기 졸업.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