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권은희, 국민의당서 검수완박 대표 의견 낼 위치 아냐"권은희 "엄연히 타당인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이래라 저래라"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적 박탈)' 법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향해 "당장 탈당하라"며 압박했다.

    권 원내대표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선언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의 편을 들자 이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이준석 "권은희, 합당 정신 심각하게 훼손"

    이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당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직을 이용해 검수완박 관련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했다"라며 "검수완박과 관련해 국민의 분노가 큰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이름으로 국민의힘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합당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현재 국민의당 상황 내에서 권 의원은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을 대표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며 "개인의 소신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면 탈당하고 합당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회의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합당 이전에 좀 국민의당 측에서 판단을 하고 그에 따라 제명이든 탈당이든 처리하고 오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내일(22) (합당 의결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남았고, 수임기구 활동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국민의당 측에서 권 의원의 거취에 대해 판단하고 합당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당이든 제명이든 우리 당에 와서 하는 모양새는 저희도 원치 않는다"라며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는데, 어떻게든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오는 22일 양당 합당안을 의결하기 위한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양당이 지난 18'합당'을 선언하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가 요구한 '제명' 처리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만류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은희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일란성 쌍둥이'"

    이 대표의 공개 저격에 권 원내대표는 "오히려 제가 이 대표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해야 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소속 의원이 탈당하는 민주당이나, 합당이 예정된 국민의힘과 입장이 다르니 국민의당에서 탈당하라고 하는 국힘이 '일란성 쌍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합당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의당에게 약속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참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곳도 있는데, 엄연히 현재 타당인 국당 원내대표에게 '자격이 있니 없니, 탈당을 하라느니' 하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에) 경찰수사전문수사청의 신설, 상설특검 발동 등 제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법적제도적인 대응을 외면하고 정쟁적인 대응만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검찰 권력을 유지시켜 주머니 속 공깃돌로 쓰려고 하는지 의심된다"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수완박'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며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국민의힘은 "결국 권 의원의 소신이라는 것이 고작 민생을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는 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인가"라며 "탈당이 아닌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당론과 전혀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민 기만이자 우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