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의사 묻지 않은 졸속추진"…국힘 "제왕적 권한 포기하려는 의지" 엄호 나서윤석열 "임기 시작 5월 10일 청와대 개방해 녹지원·상춘재, 국민께 돌려드리겠다"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기륭 기자(사진=국민의힘)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기륭 기자(사진=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졸속 추진이 낳을 혼선과 부작용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해체해 변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고용신 민주당 수석대변인 "장소 선정 절차, 국민 소통 취지는 어디로"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 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며 "장소 선정과 절차에 있어서 국민 소통이라는 애초의 취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고용진 대변인은 "용산 국방부 청사가 과연 국민 소통을 위한 적합한 장소인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며 "절차도 일방통행이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을 아무런 국민적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는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겠다는데 이것이야말로 제왕적 행태가 아닌지 묻고 싶다"며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와 안보 컨트롤타워인 국방부가 50일내에 이전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매우 의문스럽다.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는 이전 과정에서 국정 혼란이나 안보 공백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고 대변인은 "선제타격, 사드 추가배치 등 힘을 바탕으로 한 안보를 역설해온 윤석열 당선자가 안보 문제를 이렇게 등한시하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라며 "1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선자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충분히 시간을 갖고서 추진해도 될 일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소통하는 청와대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음을 망각한 것 같다"면서 "이러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집무실을) 옮길 수 없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고용진 대변인은 "청와대 이전은 결코 시간에 쫓기듯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 윤 당선자는 청와대 졸속 이전이 낳을 혼선과 부작용에 대해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와 먼 결정"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당선인의 '용산시대' 선언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자의 청와대 국방부 청사 이전 발표는 국민과 좀 더 소통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가장 먼 결정"이라며 "소통은 경청에서 비롯됨에도 수많은 국민의 반대도 깡그리 무시했다. 소상공인들도 황망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청사가 어디 윤 당선자가 5년만 쓰고 버릴 집이냐"며 "국방부 추산으로도 5000억원의 이전비용, 안보 현안 대응 및 각종 안보 자산 이전 등 안보 불안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취임도 안 한 당선자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방부부터 선제타격 할 줄은 어떤 국민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조정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국 독불장군에 불통대장이 되겠다는 것인가. 윤 당선인의 불법적, 불공정, 비상식적 집무실 이전을 반대한다"며 "인수위법 어디에도 당선인이나 인수위가 특정 부처의 이전을 명령할 권한이 없다. 대통령 취임 전부터 무소불위의 일방적 권력 행사를 하려 들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권성동 "제왕적 대통령 권한 포기하겠단 의지 표현" 반박

    국민의힘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끊기 위한 집무실 이전"이라며 윤석열 당선인 엄호에 나섰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임기 첫날부터 청와대를 떠나 새로운 집무실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포기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라며 "청와대를 해체하겠다는 가장 큰 이유는 청와대 참모진의 비대화와 이로 인한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가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과거 권력비리 수사를 하면서 청와대 참모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지켜봤다"며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말뿐인 정치개혁 공약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는 당선인의 진정성을 국민 여러분께서 높이 평가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며 '용산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10일에 개방해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