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17일 '노정희 사퇴 촉구' 성명 발표… "투표 과정에서 혼란 초래한 책임 져라""행정편의 때문에 직접선거와 비밀선거의 원칙 훼손… 국민 신뢰 크게 상실"노정희 "책임감을 느끼며 선거 관리 더 잘하겠다"… 사퇴 거부
  •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한변협회관. ⓒ강민석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한변협회관. ⓒ강민석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성명을 내고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의 사전투표를 부실하게 관리해 논란을 빚은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변협은 17일 성명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부실한 선거 관리와 미흡한 대처로 투표 과정에서 일대 혼란을 초래했다"며 "노 위원장은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어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는 '확진자 대상 투표 관리 특별대책'에 따른 절차와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행정편의에 따라 직접선거와 비밀선거의 원칙이 훼손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도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를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확진 받은 투표인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선거사무원들이 수거해 투표함에 넣는 일이 발생해 '비밀투표' 등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기표된 투표용지를 쇼핑백이나 택배 상자 등에 보관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선관위, 조직 내부는 물론 국민 신뢰마저 크게 상실"

    이 같은 선거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선거 관리와 행정의 난맥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비난한 변협은 "선관위는 조직 내부는 물론이고, 국민적 신뢰마저 크게 상실했다"며 "'민주주의의 꽃'이자 국민주권의 초석인 선거에서 이러한 부실과 혼란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지극히 엄중한 사태로서 적당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변협은 "더구나 오는 6월1일에는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며 "빠른 시일 내 조직을 정비하고 일신해서 더욱 정교하고 철저하게 선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난 과오와 실책에 대한 조직 내부에서의 책임 있는 반성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노 위원장은 선관위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선거 관리에 안일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전국 지방선거를 76일 앞두고 있어 정확하고 신속하게 지방선거를 준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전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위원장으로 신중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것이 책임을 다하고자 함임을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한 노 위원장은 "현 시점 우리 위원회에 대한 질책의 본질은 지방선거를 잘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