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최정원·김소향·리사·임정희 등 출연
  • ▲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현장.ⓒ뉴시스
    ▲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현장.ⓒ뉴시스
    옴몸이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VIVA LA VIDA!(비바 라비다·인생이여, 만세)'를 외친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 그녀의 불꽃같은 예술세계가 무대 위에서 꽃을 피우며 삶의 환희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월드 프리미리어로 선보이는 첫 중소극장 창작극 '프리다'가 지난 2일 개막했다. '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블루레인' 등에서 호흡을 맞춘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음악감독이 다시 만나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프리다'는 어둠에 당당히 맞선 당대 최고의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여성 4인조 쇼 뮤지컬이다. 트라이아웃 당시 제14회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고, 제15회 DIMF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추정화는 "뮤지컬 '프리다'는 고통이 끝까지 따라와도 마지막 날 한잔의 샴페인을 따른 인물의 이야기"라며 "프리다를 무대 위에서까지 고통스러운 형식으로 담아내고 싶지 않았다.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괜찮은 인생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극장에서 프리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없었다. 프리다를 제외한 3명은 그녀를 지켰던 수호신, 천사 같은 존재로 설정해 여성 배우들이 다양한 역할을 맡아 극을 진행한다. 페미니즘과는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리드미컬하고 중독성 있는 넘버들과 배우들의 쉴 틈 없는 열연에 110분의 공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프리다'의 삶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무대 디자인과 서사의 흐름에 따라 비춰지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관객의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넘버가 대부분 길다. 5분에서 10분이 넘는 곡도 있다. 챕터마다 테마들이 다양해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어붙일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다. 고통스러운 프리다의 삶이 신파처럼 보여지길 원치 않아 강렬한 음악과 음역의 폭을 넓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현장.ⓒ뉴시스
    ▲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현장.ⓒ뉴시스
    치열하게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며 죽는 날까지 붓을 놓치 않았던 주인공 '프리다' 역은 최정원과 김소향이 출연한다. '더 나이트 쇼'의 진행자이자 프리다의 연인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 역에는 전수미·리사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프리다를 고통 속에 빠지게 한 사고 이후 그녀에게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려 하는 '데스티노' 역은 임정희와 정영아가 분한다. 프리다의 어린 시절과 평행우주 속 또 다른 프리다를 연기하는 '메모리아'는 최서연·허혜진·황우림이 캐스팅됐다.

    최정원은 "실존인물이라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프리다가 쓴 일기와 남긴 그림들을 통해 사랑이 컸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어떻게 이런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연민과 동정이 생겼다. 프리다를 알게 되면서 무대 위에서 그녀처럼 살아보고 싶었다. 지금 프리다 삶을 살고 있는 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부터 '프리다'에 참여한 김소향은 "프리다의 삶은 일반인들이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겪었지만 유쾌한 쇼처럼 풀어내고 싶다는 추정화 연출이 말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며 "우리 모두 고통 속에 있지만 공연을 보는 순간 만큼은 고통의 환희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컬 '프리다'는 5월 29일까지 약 3개월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