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 "농협 법카로 긁어서 금액만 나오게… 한 명만 할 거야. 사모님 거""나머지는 너가 정리하면 돼"… 민주당 경선 때 경기도 공무원에 지시 '녹취록'이재명 측 "배우자도 후원금 사용 가능"… 이틀 전엔 "쓴 적 없다" 말 달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집으로 음식을 배달하지 않고 식당에서 먹은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와 캠프 후원금 등으로 결제한 정황이다.

    23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씨는 민주당 경선 당시인 지난해 8월 5급 공무원 배소현 씨로부터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김혜경 씨와 일행이 식사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이 후보는 도지사직을 내려놓지 않고 민주당 대선 경선을 치르던 시기로, 김혜경 씨도 공직선거법상 밥을 사는 등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카드로 사모님 것만 할 거다"

    TV조선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배씨는 "000 변호사가 카드 갖고 있어, 법카. 농협 거. 그걸로 너는 긁어서 금액만 나오게 해서…"라고 말한다.

    배씨는 이어 "너 본 거 절대 비밀이라고 해"라며 A씨가 식당에 간 사실은 보안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에 A씨는 "저 본 거 얘기하지 말라 그러고"라고 되새긴다.

    배씨는 또 '사모님' 식사와 동석자들의 식사는 각각 다른 카드로 나눠 결제하라고 지시했다. 배씨는 "○○○가 갖고 있는 카드로 한 명만 할 거야. 사모님 거. 그러니까 나머지는 너가 정리하면 돼"라고 말했다.

    A씨는 TV조선에 "김혜경 씨 본인 밥값 2만6000원은 이재명 후보 캠프의 후원금 카드로, 지인과 수행원 밥값 10만4000원은 경기도 법인카드로 나눠서 결제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이 실제로 해당 식당에서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소고기와 초밥 등 배달에 쓰였던 경기도 법인카드와 일련번호 앞뒤가 일치했다. 이 후보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는 '식대'로 기재됐다.

    경기도 예산을 비롯해 경선 후원금까지 김혜경 씨 개인 식사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 후보 측은 해당 매체에 "법인카드 결제는 비서가 한 것으로 김혜경 씨는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며 "배우자도 선거운동을 돕는 용도로는 캠프 후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직원들의 절차상 문제였다고 화살을 돌린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썼다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의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하는 것은 과하지만, 논란을 야기한 것조차도 제 불찰이고 관리 부실이기 때문에 다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野 "혈세 유용 명백한 범죄행위"

    국민의힘은 '꼬리 자르기' 하지 말고 이 후보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백지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경기도 예산은 물론 경선 후원금까지 김혜경 씨의 개인 식사에 사용된 것인데, 카드깡과 쪼개기 결제로 혈세를 유용했다면 그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업무상 횡령의 죄책까지 물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백 부대변인은 이어 "이재명 후보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이라면, 대선후보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며,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면 자질부족 문제"라며 "한우·쌀국수·초밥에 이어 중식까지. 입맛대로 골라 먹는 '뷔페식' 횡령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