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약 처방 받은 뒤… 이재명 자택 경비실에 가져다 놓기도경기도 사무관 배소현 씨 "제보자와 국민, 경기도청 공무원께 사과"논란 커지자 이재명도 입장 발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배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은 모습. ⓒSNS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배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은 모습. ⓒSNS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경기도청 공무원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아들 병원 퇴원수속까지 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이 후보 부부가 직접 개입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 해명이 거짓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TV조선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씨는 총무과 소속인 5급 공무원 배소현 씨 지시로 이 후보 장남의 퇴원수속을 대리 처리했다. A씨는 신용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했다. 병원비는 257만원이었고, 배씨는 A씨에게 3개월 할부로 결제하라고 지시했다.

    결제 카드에 '세계 속의 경기도' 로고와 '이재명' 박혀

    A씨는 당시 28세였던 이 후보 장남의 운전면허증과 함께 해당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했다. A씨가 찍어 보관해온 사진 속 신용카드 하단에는 영문으로 '이재명'이라는 이름과 새겨져 있었다. 카드에는 또 '세계 속의 경기도'라는 로고와 함께 '복지카드'라고 쓰여 있었다.

    A씨는 병원에서 장남 대신 영수증과 처방약 등을 받은 뒤 이 후보 자택 경비실에 가져다두고, 내용물을 일일이 사진 찍어 보고했다.

    앞서 SBS와 TV조선 등은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A씨의 주장을 인용해,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소현 씨가 A씨에게 김씨의 약 대리처방·수령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이 후보 부부 직접 지시한 정황 없어" 선 긋기

    당초 민주당은 "이 후보 부부의 직접 지시 정황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TV토론 단장을 맡은 박주민 의원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대위 차원에서 김혜경 씨에게 직접 이런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과정이 없었느냐'고 묻자, 박 의원은 "그런 과정은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 차원에서는 문제를 제기했던 퇴직 공무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경 "배씨와 친분 있어 도움 받았다"… 이재명 사과

    배소현 씨는 지난 2일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제가 전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혜경 씨도 성명을 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 커지자 이 후보는 3일 성명을 내고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 부적절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