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지시 의혹' 이재명 최측근 배모씨…의혹 보도 전후 비서실 직원 A씨에 연락 "힘들게 해 너무 죄송… 내가 다 잘못한 일. 사죄하고 싶다" 두 차례 문자 메시지 보내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 백씨도 A씨에 문자… 통화가능한지 물어백씨 "걱정돼 연락했을 뿐"… 민주당측 "허위사실 유포", 배씨 입장문만 발표
  • ▲ 지난 30일 배모씨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보한 A씨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 내용, ⓒSBS 방송 캡쳐
    ▲ 지난 30일 배모씨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보한 A씨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 내용, ⓒSBS 방송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지사던 시절 배우자 김혜경 씨가 불법의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명 후보의 측근 배모 씨는 이와 관련해 "제보자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실제로는 제보자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사과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배씨, A씨에게 "그냥 얘기 좀 하고 싶다"며 만남 제안

    SBS는 지난 30일 "김혜경씨 불법의전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공무원 배모씨가 제보자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배씨의 지시에 따라 김씨의 개인적 용무를 도왔던 비서실 직원이다.

    배씨는 지난 28일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하지 못했다. A씨는 29일 배씨에 전화를 걸었고 배씨는 "그냥 얘기를 좀 하고 싶다"며 만나자고 제안했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배씨는 "저 때문에 힘드시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며 "제가 다 잘못한 일이고 어떻게든 사죄하고 싶다"고 두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던 시절 5급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이후 김혜경씨의 의전수행을 맡으며 공무원들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씨뿐만 아니라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수행비서를 지낸 백모씨도 A씨에게 통화가 가능한지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방송은 전했다.

    A씨는 방송과의 통화에서 "배씨 등이 연락해온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백씨는 "나는 이 후보 대선캠프와 무관하며 A씨가 걱정돼 연락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백씨는 2012년 이 후보의 형 이재선씨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인물이다. 백씨는 2016년 이재명 후보가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할 당시 함께 했던 측근이다.

    백씨는 2013년 12월 택시운전사를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에 욕설을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성남시 공무원직을 박탈당했다.

    지난 28일 배씨-A씨 텔레그램 인용… 김혜경 불법 의전 특혜 의혹 보도

    SBS는 지난 28일 제보자 A씨가 배모씨와 지난해 봄에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김혜경씨 불법의전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텔레그램 내용을 보면, 배씨가 "사모님(김혜경씨) 약을 알아봐 달라"고 하자 A씨는 도청 의무실에서는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고 답한 뒤 2층 비서실 앞으로 가야하는지 물었다.

    배씨는 나가서 통화하라고 지시했고 A씨는 1시간 뒤 처방전 사진을 올리며 "약을 받고 도청으로 복귀한다"고 보고했다.

    A씨는 당시 경기지사 비서들이 이런 방법으로 약을 산 뒤 성남 분당 수내동 김혜경 씨의 자택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의료 기록이 남는 것을 원치 않아 비서가 대신 약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 ▲ 이재명 후보 부부 자료사진. ⓒ정상윤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 이재명 후보 부부 자료사진. ⓒ정상윤 기자(사진=더불어민주당)
    A씨는 "구매한 약은 수내동 (이재명 후보) 자택 문에 걸어놓고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며 "일과의 90% 이상이 김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김씨가 자주 찾는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서는 수내동 자택으로 가져갈 때 배씨에게 그 과정을 일일이 확인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배씨 입장만 전해… "허위사실 유포 좌시하지 않겠다"

    SBS가 보도가 나간 뒤 민주당 선대위는 배씨 입장을 전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배씨는 민주당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경기도 대외협력 담당으로 채용됐고, 수행비서로 채용된 바 없고, 공무수행 중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재명 후보 측도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이를 조직적으로 유포시키는 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