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세' 안철수 "생각 않는다→ 만나자면 만날 수도"… 미묘한 입장 변화'보수 원로' 김형오 "합쳐야 이긴다… 안철수·홍준표·유승민과 공동정권 불사해야" 이준석 "지지율 다시 확보 가능해" 일단 선 그어… "이유 없이 하는 말 아닐 것" 여운도
  • ▲ 최근 지지율 상승세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야권 단일화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도 만날 수 있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이종현 기자
    ▲ 최근 지지율 상승세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야권 단일화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도 만날 수 있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이종현 기자
    최근 지지율 상승세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야권 단일화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도 만날 수 있다며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안 후보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국민의힘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상승세' 안철수 "尹 만날 수 있다" 

    안 후보는 지난 6일 오후 KBS '뉴스9'에 출연해 "단일화 주제로 윤석열 후보가 만나자면 안 만나시겠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정치인들끼리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다"고 답했다. "다만 거기서 협의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여운을 남긴 안 후보는 "같이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5일 안 후보의 발언과는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안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참석 뒤 "다른 후보들과 만날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같은 날 kbc 라디오 '백운기의 시사 1번지'에 출연해서는 단일화와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KBS '뉴스9'에서는 단일화 필요성과 관련 "국민의힘 쪽에서는 오히려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이것은 모두 다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전제한 안 후보는 "국민들께 선택권을 드려서 이 후보들 중에 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가족 문제가 없는지, 비전이 정확한지 등을 두고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권교체가 우선인가, 아니면 자신이 국민 앞에 후보로 나서는 것이 우선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정권교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 후보는 그 이유로 회사 창업 경험 및 의사 출신 등 자신의 이력을 상기시켰다.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은 국고를 쓰기만 하지 국고를 채운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라며 "지금은 과학기술만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데 그것은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리서치·알앤써치·한국갤럽 등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한 자릿수대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다 올해 처음 10.0%를 넘긴 것이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지난 6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43.5%를 기록했다. 윤 후보(32.7%)보다 오차범위 밖인 10.8%p 높았다.

    야권 단일후보 경쟁력 관련 질문에서는 안 후보 43.3%, 윤 후보 35.8%였다. 단일화 지지도·경쟁력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모두 오차범위 밖이었다. (MBN·매일경제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김형오 "尹, 안철수·홍준표·유승민과 힘 모아야"  

    국민의힘 이탈표가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게 갔다는 정치권의 해석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2021년 12월21일)부터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쇄신 기습 결정(지난 3일),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 선언(지난 5일) 등 국민의힘 내 복잡한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가 안 후보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5선의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윤 후보가 '홀로서기'를 감행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는 상황을 거론하면서다.

    김 전 의장은 안 후보와 홍준표·유승민 전 대선 경선후보를 거론하며 "이들과 힘을 모으면 이기고, 그렇지 못하면 진다"고 전망했다. "'협조 부탁' 수준이 아니라 아예 '공동의 정권 창출' 차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 전 의장은 "5년 전 대선과 재작년 총선에서 이들은 뿔뿔이였고, 결과는 참패였다"며 "작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안철수가 오세훈 당선의 주역이었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은 지지율 한 자리에서 출발해 최후 승리를 낚았다"고 상기시켰다.

    安에 날 세운 이준석… "단일화 제안 생각 없어" 

    국민의힘은 그러나 단일화를 당장 논할 때는 아니라는 태도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단일화 제안하면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단일화 논의가 지금 당장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도 같은 견해냐는 질문에는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리지 않겠다"면서도 "제가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에둘렀다.

    최근 지지율 추이와 관련 "저희 당에서 이탈한 상당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안철수 대표 또는 때로는 허경영 후보에게까지 상당수 이전되는 것으로 보였다"며 "결국 이재명 후보까지 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재명·윤석열 두 분 다 20%, 10%대의 20대 지지를 받는 조사가 많다"며 "그러면 나머지 40~50%는 관망세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제든 우리 당, 우리 후보가 방향성을 잘 설정하면 그 중 (지지율) 상당수는 저희가 다시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를 향해서는 날을 세웠다. "이분의 과거 발언 등을 젊은 세대가 잊고 이런 경향성이 있다"고 지적한 이 대표는 "올해 서울시장선거 때만 하더라도 이분이 젊은 세대에 관심 갖는 젠더 이슈 등에 대해 젊은 세대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 굉장히 많다"고 짚었다.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그런 발언을 확인하면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단일화 논의를 일축한 바 있다. 권 본부장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뒤 "안 후보 지지율이 올라갔는데 단일화 실무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럴 필요는 절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우리 목적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가는 것이, 우리 선거대책본부에 관여하는 모든 분들의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